누구를 위한 YTN 민영화인가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한국전력공사 계열 공기업인 한전KDN의 지분 매각 추진으로 YTN이 다시 민영화 논란에 휩싸였다. 공기업을 대주주로 둔 소유구조로 준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했던 YTN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혼란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매각은 주식을 보유한 기업도 실익이 없어 결정 배경에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연합뉴스 자회사로 1995년 개국한 YTN은 1997년 외환위기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자 증자에 나섰다. 이때 한전KDN이 지분 30%를 인수한 데 이어 한국담배인삼공사(한국인삼공사), 한국마사회가 증자에 참여하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언론의 공공성을 위해 공기업이 나서 지분의 60% 이상을 갖게 된 YTN은 경영 정상화 이후 감자와 함께 담배인삼공사가 민영화되는 등의 변화를 겪으며 공기업 지분은 절반 수준(30.95%)으로 줄었지만, 민간 자본에 의존하지 않은 보도 채널을 유지했다.


정부가 공기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사장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등의 부작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달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성명을 통해 밝힌 것처럼 “공공기관이 대주주로 있으면서 경영과 보도에 개입하지 않는 지배구조가 국내 언론사 중 신뢰도 부문에서 줄곧 1, 2위를 달려온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기도 했다.


여러 차례 불거진 민영화 움직임과 달리 이번 주식 매각은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공공기관 혁신 정책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는 350개 공공기관의 기능을 축소해 조직·인력을 감축하고 예산을 절감하는 한편 불필요한 자산은 매각하는 지침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현재 주가 수준이라면 매각 손실로 경영진의 배임죄 우려가 있음에도 한전KDN은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YTN 지분 매각 추진 의지를 밝혔다. 상황이 비슷한 마사회 역시 17일 국감에서 매각에 대한 검토 의사를 밝혔다. 민영화가 가시화되면서 YTN 주가가 소폭 상승하기는 했으나 실제 매각이 한전KDN의 혁신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이 때문에 민영화 압박으로 정부가 YTN을 통제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서 한겨레는 한전KDN이 산업통상자원부에 YTN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했으나 산업부가 주식 매각을 권고하며 입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이번 국감에서 YTN 주식을 보유한 공기업들이 도마에 오른 것도 매각 압박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YTN 주식 인수 대상으로 한국경제신문, 호반건설 등 다른 언론사 및 언론사주와 사모펀드 등이 거론된다. YTN 노조는 “정부의 입맛에 맞는 다른 언론에게 주려는 민영화라면 결국 군사정권 시절의 ‘언론 통폐합’”이며 “(정권과) 친한 자본에게 주려는 민영화라면 특정 기업에 대한 ‘밀실 특혜’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또 YTN 상암동 사옥과 남산 서울타워, 유보금과 영업이익을 염두한 “재벌 편향 언론, 토건 자본, 사모펀드”가 주식을 인수한다면 “거대한 사익을 안겨주는 부당거래”라고도 비판했다.


공기업이 YTN 대주주가 된 계기와 그동안 경영 및 보도에 개입하지 않은 관례는 보도전문채널 YTN의 정체성을 만들었고, 또 이를 지킨 힘이 됐다. 민영화를 강요하는 세력과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자본은 방송을 영리 목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개입될 것이다. YTN 기자협회의 “언론 길들이기용”이라는 반발처럼 공공성을 띤 보도채널을 민영화하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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