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85만' SBS 문명특급, 포도주 주점 연다는데…

[주점 '포도나무 사랑 걸렸네' 화제]
SBS 사옥 인근에 3개월 월세 계약
제작진 "망하더라도 새로운걸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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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디지털뉴스랩의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문특)이 오프라인에 포도주 전문점을 열고 손님맞이에 나선다. 그간 ‘컴눈명’ ‘숨듣명’ 등 가요 기획, 아이돌과 영화배우 인터뷰로 화제를 몰며 대중문화 트렌드를 선도해 온 대표 디지털 브랜드의 새 시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기성매체에선 디지털 콘텐츠 제작 회사에 요구되는 리더십의 역할을 주목할 만하다.


문특 제작진은 최근 SBS 사옥과 멀지 않은 서울 양천구 신목로2길 오목빌딩 1~2층 옛 식당 자리에 공간을 임차했다. 3개월 월세 계약을 맺고 ‘포도나무 사랑 걸렸네<사진>’란 상호의 포도주 전문점을 연다. 오는 20일 계약까지 좌충우돌 스토리를 담은 영상을 시작으로 몇 달 간 ‘주점 프로젝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홍민지 SBS디지털뉴스랩 PD는 14일 통화에서 “아주 단순하게 ‘안 해본 걸 해보자’, ‘망해도 새로운 걸 하자’는 게 팀원 공통의 생각이었다”며 “‘식당에서 펼쳐질 얘기’ 말고 언제 문을 열고 어떻게 운영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저도 모른다. 팀원들 아이디어가 쏟아지는데 실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튜브를 통해 만나고 미디어 속에 있지만 사실 실체를 갖고 열심히 살아보려는 사람들일 뿐이고 같은 공간에서 숨 쉬고 살고 있다는 걸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레트로 풍 간판이 건물 입구에 걸렸고, 지도 앱엔 가게 등록도 된 상태다. 공식 오픈을 앞두고 손님 예약도 받고 있다. 다만 가게는 실제 영업장이기보다는 제작될 콘텐츠의 콘셉트와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술과 음식 판매도 생각했지만 관련 법령상 어려웠고 인력상황도 여의치 않았다. 특정일에 문을 열어 참석자와 함께 이 장소에서만 가능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를 편집해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될 듯 보인다.


유튜브 구독자 185만명을 보유한 대표 디지털 브랜드가 그간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한 사례로 평가할만하다. 특히 제작진 전원이 90년대생인 젊은 인력의 감각을 콘텐츠 회사가 어떻게 품는지, 그 조직문화와 리더십은 타 언론에서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하현종 SBS디지털뉴스랩 크리에이티브사업부문 대표는 “사람에게서 스토리를 이끄는 문특의 강점이란 틀을 가져가되 음식을 함께 만들고 먹는 장치가 추가되면 편안하게 더 다양한 얘기가 가능하리라 봤다”며 “식당이던 곳을 세트화 한 리얼함, 그곳에서 청소부터 시작하는 도전적인 모습 등도 의미있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콘텐츠 회사가 PD들이 올린 기획안 여럿 중 될 만한 한두 개를 제작하는 포지티브 방식이라면 저흰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면 가급적 통과시키는 네거티브식으로 기회를 준다”며 “실패를 해도 빨리 하고 다른 기획을 하도록 서포트한다는 대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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