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디, 나는 누구, 저들은 도대체 왜.’ 지글지글 끓는 아스팔트 위에서 목에 핏대가 서도록 욕설을 내뱉는 유튜버를 보며 이 생각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광장 유튜버’로 대표되는 정치 유튜버와 열성 구독자는 누구일까. 한 달여간의 취재 끝에,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정치 유튜브를 ‘마지막 피난처’로 여기며 의지하고 있다”는 답을 내리게 됐습니다.
아직 마음이 무겁습니다. 평산마을에 있는 유튜버들은 지금도 오전 8시부터 욕설 집회를 생중계하고, 진보 유튜버와 구독자도 아크로비스타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후원자들은 쌈짓돈까지 꺼내고 있습니다.
실시간 댓글로 소통하며 구축한 유튜브 팬덤 세계는 ‘신념 산업’이라 불릴 만합니다.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유튜버를 맹신하는 이들은 사실관계에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유튜버들은 혐오발언과 가짜뉴스로 돈을 벌고 있지만 과세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단면이지만,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더딥니다. 향후 공론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연차 기자 둘을 믿고 지지해주신 강철원 사회부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회를 주신 한국일보 선후배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종명 교수님, 심희보 인턴, 디지털전략부 박서영 데이터분석가, 양산경찰서와 유튜브 구독자 등 취재를 도와주신 분들께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 ‘한번도 경험 못한 유튜브 세계’로 이끌어준 이정원 기자에게 공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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