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기도 김포 장릉 앞 경관을 가로막고 건설업체가 고층아파트를 건립 중인 사실이 드러나 철거 공방을 빚었다. 장릉처럼 지자체, 민간업체 재개발로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들의 사례를 연초부터 탐문해오다 김해 고인돌 참상을 알게 됐다.
김수로왕 개국신화가 깃든 금관가야 연고지를 자부하면서 기초지자체 중 가장 많은 학예직 전문가가 일하는 김해시가 복원을 앞세워 고대 분묘인 고인돌의 묘역 파괴를 자행했다. 사실을 접하고 충격과 공분을 담아 기사를 썼다. 문화유산을 낮잡아 보는 지자체의 안일한 관리 실태에 경종을 울렸고, 제도 보완의 계기도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바위’로 불리며 수백 년 간 주민들 사이에서 아낌없이 주는 자연물로 사랑받던 고인돌은 2000년 이상 함께 한 주변 묘역의 돌들이 대부분 뽑히면서 원형을 잃고 억지 복원됐다. 현재 이런 모습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기사가 예상보다 큰 반향을 일으킨 데는 정유경 부장을 비롯한 한겨레 디지털뉴스팀 노고가 컸다. 첫 보도는 물론, 후속 기사들도 독자들 눈높이에 맞춤하게 제목을 계속 다듬으면서 주목도가 높은 자리에 오랜 시간 배치해주었다. 발제한 기자의 속내와 의도를 생각하며 지면에 비중 있게 앉히려고 고심한 문화부 데스크의 배려에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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