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홍 연합뉴스TV 사장(연합뉴스 사장 겸임)이 광고영업조직을 신설하고, 연합뉴스와의 업무협약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TV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된 이후 주주들에게 ‘연합뉴스TV 혁신과 개혁’ 방향을 밝힌 건데 그동안 경영 상 고질적 문제로 언급됐던 양사 사장 겸직에 대한 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연합뉴스TV 임시주총에서 성기홍 연합뉴스TV 대표이사 해임 안건은 해임 찬성 45.5%, 반대 41.81%로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연합뉴스TV 주주 지분율은 91.18%이었고, 투표 기권은 12.67%였다. 대표이사 해임은 상법 상 특별 결의 안건으로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90% 출석 시 60%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안건은 부결됐지만 높은 해임 찬성률을 두고, 연합뉴스TV 경영 쇄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그만큼 높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14일 성 사장은 ‘임시 주주총회 결과와 관련해 주주님들께 드리는 글’에서 “결과에 상관없이 최근 일련의 사태를 초래하도록 한 점에 대해 주주 여러분께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임시주총에서 드러난 주주들의 뜻을, 연합뉴스TV가 나아가야 할 혁신과 개혁의 나침반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에 따르면 성 사장은 임기 내 연합뉴스에 맡긴 광고영업 기능을 모두 연합뉴스TV로 이관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조직개편을 통해 방송사업국, 광고비즈니스팀을 신설한 연합뉴스TV는 19일까지 광고영업 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한다. 성 사장은 “연합뉴스가 TV를 위해 광고영업을 하는 대가로 현재 광고수입의 9.5%를 광고대행 수수료로 연합뉴스에 지급하고 있다. 2021년 연합뉴스에 지급한 광고대행 수수료는 60억원 가량에 달한다”고 했다.
지난 2011년 개국부터 연합뉴스TV가 연합뉴스와 3년마다 맺었던 업무협약에 대한 개정도 연내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성 사장은 입장문에서 “아웃소싱 용역의 실질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산 방식을 전환하고, 창사 초기에 비해 TV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분야가 커진 만큼 협약금 이전 규모를 현행보다 줄이는 방향으로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업무협약을 통해 연합뉴스는 인적·물적 지원과 업무 대행을 해주고, 연합뉴스TV는 광고영업 대행 수수료를 포함, 방송 제작 및 지원·인사교류·영상물저작권 등 150억~180억원 상당의 협약금을 연합뉴스에 매년 지급해왔다. 지난해 12월 계약이 끝나 양사는 새 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었다.
성 사장은 겸임 사장 문제에 대해선 “연합뉴스TV의 운영 독립성을 보장하는 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아졌다. 방송통신위원회도 2020년 재승인 당시 양사 사장 겸임 구조의 해소를 권고 사항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현 경영진은 TV 운영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양사 사장 겸직 해소 등 대안을 연내에 마련해 주주들과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임시주총은 연합뉴스TV 2대주주인 을지재단의 요구로 열렸다. 을지재단은 연합뉴스가 최대주주의 지위와 겸직 사장의 권한을 이용해 과다하게 연합뉴스TV의 이익을 가져갔다며 지난 8월 성기홍 사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은 임시주총 결과와 관련해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어 “주주들이 귀를 열어 주고 같이 고민해 준 덕분에 회사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회사가 말뿐인 개선에 머물지 않고 제대로 된 개선의 모습을 보여주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