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각 언론사의 2022년도 임금협상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일부 신문사는 코로나19 이후 덩달아 침체됐던 임금을 5%대에서 7%까지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인상했다. 5.2%(한국은행 연간 전망치 기준)까지 치솟은 높은 물가상승률, 계속되는 인력 이탈에 따른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 등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인력 감소 및 디지털 전환에 따른 업무 부담 증가, 전년도 흑자 폭 확대 등 경영실적 개선 등에 비춰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서울경제신문 노사는 지난 29일 기본급을 3.0% 올리는 등의 임금·단체협약서에 서명했다. 기본급 3.0% 인상은 2015년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호봉 자동승급분 약 2.1%를 포함하면 올해 기본급은 5.1%가 오른다. 여기에 자기개발비를 연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20% 인상하면서 결과적으로 약 5.5~5.6%가 인상되는 효과가 생겼다고 노사 양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구성원들 사이에선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임금협상안을 노조가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률은 지난해(77.2%)보다 낮은 75.1%에 그쳤다. “지난해 대비 특별상여(기본급 50%) 등이 후퇴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노조는 분석했다. “지난해 회사가 결손금을 전액 털어내고 이익잉여금이 쌓이는 점, 신문협회 평균을 2배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재무 여력으로 봤을 때는 충분히 지급 가능하다”고 노조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이번 협상에 앞서 “기본급 인상률에 최대한 집중했다”던 강도원 노조위원장은 30일자 노보를 통해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가 5.2%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더 높은 기본급 인상률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경향신문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경향신문지부) 역시 지난 4월 임단협에 돌입하며 기본급 인상 폭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당시 기준 언론노조와 민주노총의 임금 인상 요구 하한선(각각 6.1%, 7.5%)을 웃도는 기본급 8.5% 정률 인상을 요구했다.(언론노조 요구안은 7월 말 10.0%로 상향 조정됨) 약 4개월간의 협상을 거쳐 경향 노사는 지난 11일 기본급을 평균 7% 인상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정률 3.5%에 정액 10만7000원(1인 평균 3.5%)을 인상하는 방식이다. 올해 영업이익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한 영업이익금에 대해 기본급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단체협상에선 그동안 대표적인 ‘비정상’ 제도로 지목됐던 국내 출장 숙박비 1일 5만원을 7만원으로 증액했다.
헤럴드 노사도 지난 11일 임금을 7% 올리는 임금협상 합의문에 서명했다. 헤럴드가 ‘재창간’한 2003년 이후 최장 기간(161일) 협상을 거쳐 나온 최대 인상 폭이다. 종전 최고치는 2007년 6% 인상이었다. 전창협 헤럴드 대표는 임금협상 조인식에서 “CMS 같은 대규모 투자, 하반기 불투명한 경영상황과 구성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하는 두 가지 숙제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임금협상은 2019년 6월 중흥그룹이 헤럴드의 대주주가 된 후 세 번째 맞는 협상이었다. 이에 헤럴드 양 노조(헤럴드 통합노조, 언론노조 헤럴드지부)는 지난 3월 노사 상견례에서 올해 임협에선 대주주의 처우 개선 의지를 보여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양 노조는 공동노보를 통해 “올해 7% 임금 인상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회사의 상생 의지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직군별로 미진했던 각종 수당이나 업계 다른 매체에 못지않은 처우개선책들을 하나하나 챙겨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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