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에 기자 14명 배치… 보폭 넓히는 한경

[증권·사회부 버금가는 인원]
문화사업, 지면·온라인 콘텐츠 확대

사측 "오피니언 리더들 흡수하려면
고품격 문화 콘텐츠 경쟁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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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한경)이 역대 최대 규모로 문화부 인원을 확대했다. 특히 올해 들어 문화 관련 온라인 콘텐츠를 대폭 늘리고 대형 사업을 잇따라 개최했거나 예정하는 등 ‘문화’에 대한 회사 차원의 관심도 자체가 높아진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경은 올해 들어 문화부 인원을 지속 충원한 끝에 17명까지 부서원을 늘렸다. 파견자 3명을 감안하더라도 골프 기자 2명을 포함해 무려 14명의 기자가 문화부에서 일하는 상태다. 편집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소속된 증권부, 사회부에 버금가는 규모다. 이들 기자는 미술·공연·출판·레저·대중문화·정책 등 6개팀 산하에서 온라인 기사 생산에 주력한다. 지면에선 여전히 1개면을 담당하고 기존 문화부가 맡아온 영역 역시 확대하지 않았다. 분야별 담당 기자 수를 늘리면서 기사 수를 늘리는 등 문화 부문 온라인 영향력 확대를 도모했다. ‘문화’에 대한 높아진 관심도는 지면에서도 확인된다. 예컨대 한경은 지난 6월20일자 신문 1면에 경제지로선 이례적으로 기사를 배치했다. 10대 일간지와 3대 경제지 중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밴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소식을 담은 뉴스’를 1면 톱으로 올린 경우는 한경이 유일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4월5일자 신문 1면에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3大 문화 프로젝트 펼칩니다> 사고를 내고 올해 주요 문화사업 구상을 밝혔다. 올해 클래식 음악채널 아르떼TV를 인수하고 문화부 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문화’ 부문 영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집국 외적으로 지난 3월 한경은 클래식 음악채널 아르떼TV를 인수했다. 사명을 한경arteTV로 바꾸고 각종 개편을 거쳐 오는 10월 문화예술채널로 재개국 할 예정이다. 각종 문화 사업에도 적극 나서면서 오케스트라 한경arte필하모닉이 시즌제 공연을 진행했고, 발레음악 ‘꼬레아의 신부’ 전곡을 초연하기도 했다. 그 외 10월 ‘합스부르크 왕가 600년 전’ 미술전시회, 11월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등을 예정한 상태다. 한경은 지난 4월 “고품격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며 신문 1면 사고를 통해 이 같은 ‘3대 문화 프로젝트’를 공지하기도 했다.


언론사가 전시나 공연 사업을 개최하는 일은 흔하지만 이처럼 전사적으로 ‘문화’ 전반에 확대·강화 기조를 보이는 일은 드물다. 특히 타 매체에서 문화부는 축소되거나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선에서 운영되는 흐름인 만큼 이례적이다. 한경 사측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선진국 대표 미디어를 보면 각 사별로 특화한 문화 섹션을 통해 양질의 비평 콘텐츠를 생산하고 인상적으로 전달하는 데 많은 자원을 할애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한국 최고의 문화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취재기자 등 인적 자원 강화는 물론 국내외 제휴 확대,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 문화·예술 행사 주최 확대 등 미디어그룹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4월5일자 신문 1면에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3大 문화 프로젝트 펼칩니다> 사고를 내고 올해 주요 문화사업 구상을 밝혔다. 올해 클래식 음악채널 아르떼TV를 인수하고 문화부 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문화’ 부문 영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디어그룹 관점에서도 충성독자를 늘리고 더 많은 오피니언 리더를 흡수하려면, 장기적으로 고품격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 중요하다. 10년 전부터 한경은 ‘경제와 문화의 가교’란 슬로건을 내걸고 실행해 왔다. 여기서 문화는 앞서 언급한 사업 면면대로 클래식, 국악, 미술, 무용 등 소위 ‘고급 문화’에 가깝다. 폭넓은 콘텐츠 제공, 다양한 문화 사업·공연 개최를 통해 경제지 (잠재)독자층과 겹치는 고급 문화 향유층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 상승, 고급화를 꾀한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면이 없고, ‘골프’면만 있는 지면 구성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다만 사측 입장과 별개로 문화부가 “인재의 블랙홀”이 되면서 일부 기자들에게선 고충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력충원 없는 특정 부서로의 인력쏠림이 업무증가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한경 한 기자는 “다른 부서 인원은 너무 타이트하게 해놓고 그 인원을 문화부에 넣고 있는데, 문화부를 늘리면 인원이 빠진 부서는 업무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뉴욕타임스처럼 문화 쪽 하이엔드로 자리매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전시·콘서트 등 문화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건 알겠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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