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방관 속에 한 여성이 수년간 성폭력에 노출됐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참담한 민낯이었습니다. 포스코는 부랴부랴 사과문을 냈습니다. 하지만 사과문이 발표된 시각, 정작 피해 여성은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고위직 관계자들이 집 앞에 찾아와 ‘원하는 게 뭐냐’고 물은 겁니다.
여성이 원하는 것. 회사 측은 난제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정답은 단순했습니다. 여성은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폐쇄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포스코는 결국 쇄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성 윤리 위반 제로 회사’를 만들겠다며 사내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했습니다. 사건 초기의 미온적인 태도와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하지만, 포스코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지는 더 지켜볼 일입니다.
이번 보도는 전적으로 여성의 용기와 의지가 만들어낸 결실입니다. 거대 기업에 맞서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여성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포스코의 조직문화가 올바르게 개선될 때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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