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을 취재할 때는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에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차에서 내리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걸어오는 모습, 취재진 앞에 서는 모습, 답변하는 모습, 집무실로 돌아서는 모습까지 사진기자는 긴장을 놓치지 않고 뷰파인더 너머 대통령의 몸짓과 표정 하나 하나에 집중합니다.
윤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주말 잘 쉬셨습니까?”, “몇 시쯤 출근하세요? 기자분들은”이라고 묻는 등 여유롭게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지만, 답변하기 불편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보니 점점 표정이 심각해지곤 합니다. 인사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에는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며 인상을 쓰고 거칠게 삿대질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메시지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 모양입니다. 최근에는 대통령의 목소리 톤이 매우 차분해졌습니다. 질문에 답변하는 것도 2개 정도로 줄였습니다. 답변 시간이 짧아지다 보니 셔터를 누르는 손길도 분주해 집니다. 충분히 셔터를 누르지 못했는데 대통령이 집무실로 들어가 버릴까봐 조마조마합니다.
출근길 질의응답(도어스테핑)에 여러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순기능도 있어 이 제도가 쉽게 사라지진 않길 바랍니다. 기자들이 국민 알 권리를 대변해 대통령에게 질문하고, 대통령은 그에 대해 답해야 할 의무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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