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사업비 가운데 구독료 지원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지역신문 관계자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구독료 지원 사업 예산이 약 32억4000만원인데, 지난 4일 열린 기재부의 1차 예산 심의에서 같은 항목에서만 총 10억5000만원이 삭감돼서다. 지역신문 관계자들은 “지역신문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삭감한 구독료 지원 예산을 2022년과 같이 원상복구 하라”고 반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앞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2023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안을 기재부에 제출했다. 예산 규모는 직접사업비와 보조사업비를 합쳐 약 82억2500만원이었다. 그러나 기재부는 2020년 국고보조사업 연장평가 보고서 등을 근거로 보조사업비에서 11억5000만원을 감액할 것을 요구했다. 문체부는 이에 보조사업비를 삭감하는 대신 직접사업비를 증액해 총액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조정안을 제출했고, 기재부는 지난 1차 심의에서 이 조정안 중 디지털취재장비임대지원 사업에서 3억7400만원을 감액한 78억5100만원의 예산을 의결했다.
총액으로만 보면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은 올해보다 4억원 가량 줄어든 데 그쳤다. 소외계층구독료지원 사업에서 4억5000만원, 지역신문활용교육지원 사업 내 구독료 지원 예산에서 6억원이 감액됐지만 취재장비임대지원 사업과 강의료지원 사업 등에서 각각 5억2700만원, 4억원이 증액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없던 e-NIE지원 사업에도 3억9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다만 지역신문 관계자들은 구독료 지원 사업의 경우 지역신문의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한 핵심 사업이라며 예산 삭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지난 8일 성명에서 “구독료 지원 사업은 지역사회 취약계층의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고 지역 청소년들의 지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공익적인 사업”이라며 “또한 법에 따라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지원해야 하는, 지역신문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한 핵심적인 사업이기도 하다. 이러한 예산을 대폭 삭감한다면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줄던 지역신문발전기금이 올해 80억원 밑으로 떨어진 데 우려를 금치 못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한시법이었던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이 상시법으로 전환되며 오히려 예산 확충을 기대했던 관계자들은 더욱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8일 성명에서 “특별법의 상시법 전환은 형식적 안정화를 위한 중대한 결실이었고, 최소한의 예산 증액을 통한 실질적 안정화도 기대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기재부의 ‘경로 의존적’ 삭감 타령에 우리의 기대는 한탄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역 언론엔 오히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때”라며 “2005년 200억 규모로 시작한 기금이 70~80억원대로 졸아든 지금, 오히려 전향적인 미디어 지원 정책으로 지역 민주주의와 지역 균형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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