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교수가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학자로서 김 후보자의 윤리 의식과 교육관, 그리고 가족이 관련된 의혹에 대해 검증하기로 했습니다. 오래전에 작성한 논문들이 많아 접근조차 쉽지 않았지만 국회의원실과의 공조를 통해 논문들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제자 논문을 그대로 짜깁기한 것으로 의심되는 논문을 찾아냈습니다. 학자들이 보는 표절의 잣대는 다를 수 있기에 여러 대학 교수들의 자문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이 더욱 놀라웠습니다.
해당 제자가 최근 출간한 책을 확인했더니 다소 충격적인 목차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방석집에서의 논문 심사>. 김 후보자가 표절한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 이 논문의 심사를 ‘방석집’이라 불리는 곳에서 아가씨, 마담과 함께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는 특히 이 심사를 김 후보자가 승인했다고 적었고, 김 후보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여러 차례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 나라의 교육부 수장이 될 사람이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것도 모자라 논문 심사까지 부적절한 곳에서, 부적절한 방식으로 한 것입니다.
숱한 의혹에도 물러서지 않던 김 후보자는 MBC의 보도 바로 다음날 아침, 지명 20일 만에 “모두 제 불찰”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인수위 내부의 한 취재원은 기자에게 “MBC의 보도가 팩트고 해명해봐야 구차했다”며 사퇴에 이르게 된 이유를 전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서동용 의원실, 그리고 제가 강하고 곧게 나아갈 수 있도록 나침반이 돼 주셨던 양효경 부장님과 임소정 데스크에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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