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정호영 후보 자녀 의대편입 비리 의혹

[제380회 이달의 기자상] 심병철 대구MBC 편집제작부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심병철 대구MBC 기자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 보도는 통상적으로 중앙 언론사들이 도맡아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대구를 기반으로 한 인물이었음에도 지역 언론은 인사 검증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 있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타성에서 벗어나 직접 취재에 나섰다.


정 후보자 자녀들의 의대 편입 의혹과 관련해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다름 아닌 자녀들의 경북대병원 봉사 활동이었다. 아버지가 병원 부원장일 때 남매가 함께 봉사활동을 했다는 게 수상쩍었다. 우리는 지난해 조국 전 장관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다는 전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육성 파일을 확보해 연속보도하면서 봉사 활동 절차 등을 잘 알고 있었다. 검찰 수사 방식과 똑같은 방법으로 취재에 나섰다.


정 후보 자녀들이 정부 지침을 어기고 봉사 시간을 쪼개기로 등록한 사실을 확인했다. 봉사 활동 대장에 적힌 자녀들의 서명이 경북대 의대 편입 때 제출한 서류에 적힌 서명과 완전히 다른 것도 밝혀냈다. 누군가가 자녀 대신 서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후보 아들의 논문 지도 교수가 경북대병원과 수십억원짜리 사업을 함께 하는 파트너였던 사실도 확인했다.


보도 이후 많은 언론에서 관련 내용을 다뤘고 민주당은 국회에서 정식으로 공론화하며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버텼던 정 후보는 결국 자진 사퇴했다.


대구MBC 보도로 정 후보가 낙마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타 언론사들과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수많은 의혹 기사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우리 보도가 거의 유일한 것 같다. 후속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과분한 상을 준 것도 바로 이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인 것 같다. 심사위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 더욱 충실한 보도로 보답할 것을 약속드린다.

심병철 대구MBC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