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퇴근 후엔 유튜브만 뚫어져라 봤습니다.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시민이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있었습니다. 현지 곳곳엔 미사일과 포탄이 떨어졌고 시민들은 지하로 숨어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작전에 투입됐다가 생포된 러시아 소년병의 눈에도 공포는 깃들어 있었습니다. 모든 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전쟁이 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물음에 사로잡혔습니다. 여전히 전쟁을 쉬고 있는 나라이고 이웃나라 간에도 그리 협조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쟁이 터지면 어디로 피해야 하고 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국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도 손놓고 있는 듯했습니다. 국민일보 이슈&탐사팀이 국내 민방위 대피소 실태를 점검한 이유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민방위 대피소는 전시 상황에서 시민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합니다. 시설·설비는 물론이고 전쟁 장기화를 대비한 물자도 거의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민방위 교육이나 훈련도 형식적으로만 존재할 뿐입니다. 이런 실상을 고발한 본보 연속보도 이후 정부는 시설·장비 보강부터 제도 개선까지 싹 손을 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를 실제 이행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 기사가 온·오프라인에서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데는 적절한 제목과 사진, 그래픽을 추천·제작해준 온라인·그래픽·편집 기자들의 공이 컸습니다. 돋보이는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해준 본보 ‘취재대행소 왱’과의 첫 협업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은 권기석 전 팀장과 권민지 기자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하루 속히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도래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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