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한 독자들에게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배포하는 이벤트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언론사가 자체 디지털 자산을 신규 회원유치에 활용해 성과를 남긴 사례로 의미를 남기는 한편 실제 충성독자로 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가정의 달을 맞이해 출시한 카톡 이모티콘 3탄 증정 이벤트를 종료한다고 알림을 통해 밝혔다. ‘리빙포인트’ 등으로 잘 알려진 김도원 화백이 참여해 가족·친구 간 써먹을 수 있는 이모티콘<사진>을 만들었고 앱 독자 1만명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이벤트였다. 출시 전 주간 독자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얼리버드’ 이벤트에만 2300명, 공식 공지가 이뤄진 4~5일 이틀 만에 3600명이 몰린 끝에 마무리됐다. 각각 1만명 선착순으로 제공된 지난해 9월 ‘일상생활 포인트’, 지난해 12월 ‘새해 인사’ 이벤트도 모두 성황리에 종료되며 이를 통해서만 최소 ‘3만’ 앱 다운로드를 이뤘다.
시도는 언론사가 만평 등 자체 IP를 독자유치를 위한 마케팅 도구로 쓴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 조선일보 관계자는 “신규회원 유치와 앱 다운로드가 목표지만 기존 회원들이 계속 조선닷컴에 오고 참여하는 유인도 제공하고자 했다”면서 “경품을 걸어 독자를 모으면 그것만 취하고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는데 우리 디지털 자산을 알리면서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았고 실제 독자반응도 좋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매체 주독자층은 물론 젊은층의 반응이 확인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참여자 연령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독자 의견엔 ‘직접 다운로드를 받아 써봤더니 자식들이 어디서 난 건지 묻더라’ ‘가족 단체 대화방에 올렸더니 부모님이 다운 받아달라더라’는 반응이 공존했다. 부모 세대엔 익숙함으로, 자식 세대엔 인터넷 ‘밈(meme)’을 통해 접한 친숙함, 레트로의 신선함으로 어필했다고 볼 지점이다.
다만 성과 이면엔 여러 고민거리가 존재한다. 이모티콘 제작엔 상당한 인적물적 역량이 투입되지만 카카오 정책상 생명이 1개월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조선일보는 타 디지털 자산 발굴 등과 맞물려 지금까지 만들어진 이모티콘을 조선닷컴 등 자사 고유의 플랫폼에 활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보다 근원적으론 이들을 실제 충성독자로 전환해 낼 수 있는 해법이란 언론계 공통의 과제를 마주해야 한다. 조선닷컴에서 기사 5개 이상을 보려면 로그인을 하도록 했던 ‘로그인 월’이 강화(기존 10개)됐지만 아직 회원전용 혜택이 없다. 조선디자인랩·스튜디오광화문 등에서 여러 시도가 나오지만 가장 근본적인 편집국 차원의 개편은 뚜렷이 보이지 않는 만큼 향후 행보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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