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최근 TBS를 교육방송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TBS 직원들이 언론 탄압 행태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겉으론 교육 분야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EBS를 비롯한 다른 교육방송이 있는데도 굳이 TBS를 교육방송으로 바꾼다는 것은 납득가지 않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TBS 직원들은 “갖은 이유를 붙이고 있지만 속내는 TBS의 시사·보도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아서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며 “듣기 싫은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고, 관제방송으로 만들려는 퇴행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오세훈 후보는 지난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TBS를 두고 “교통방송의 본질적인 기능의 전환을 고민할 때가 됐다”며 “교육방송으로 기능 전환을 구상 중이다. 이름과 기능을 바꾸면 서울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주파수가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기자협회를 비롯해 PD협회, 아나운서협회, 기술인협회 등 TBS 방송 관련 전 직군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군사독재 정권을 방불케 하는 공영방송 장악과 언론 탄압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TBS 직원들은 “취임 후 TBS의 예산을 삭감하고 구조조정까지 거론하며 구성원을 겁박하더니, 이제는 권력으로 언론사의 기능을 좌우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라며 “TBS는 오세훈 후보의 것이 아니다.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공영방송이자 ‘시민의 방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TBS는 2020년 재단으로 독립한 뒤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시장이 아닌 재단의 최고 의결기관인 이사회에서 이뤄지도록 명문화했다.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TBS가 정쟁의 이슈로 떠오른 점에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의 본질은 권력 감시이고, 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권력을 써 바꾸겠다는 식의 망발은 언론을 제 발 아래 두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오세훈 후보의 이 같은 행보에 TBS의 모든 직능단체는 전면적인 저항을 천명한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할수록 우리는 더욱 치열하게 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 TBS지부 등 양대 노조도 16일 성명에서 “단순히 특정한 진행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 헌법에 규정된 언론의 자유를 짓밟으며 TBS의 역할을 바꾸려 한다면 우리 언론노동자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언론의 자유를 지키려 했던 수많은 선배들처럼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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