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가 다시 시작하는 후원제를 발판으로 재도약에 나선다. ‘지역언론의 후원제 시도’라는 선언적 의미를 넘어 신문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후원제가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11일 창간 23주년을 맞아 개최한 기념식에서 후원회원제를 재가동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창간 20주년이던 2019년 후원제를 도입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동력을 얻지 못해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후원제 이야기가 다시 나온 건 생존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이날 경남도민일보는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기념식 풍경을 전하는 보도를 통해 “그간 내리막을 걷는 종이신문 산업과 급격한 디지털화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나 고군분투해왔다”며 “고심 끝에 23년 전 그날처럼 도민에게 다시 한 번 함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에는 후원회원제다”라고 설명했다.
경남도민일보는 1999년 도민 주주 6300여명 덕분에 창간됐다. 이 신문의 생존 기반은 도민과 주주들이다. 2019년 후원제를 시작했을 때도 200여명이 기꺼이 후원금을 내주었다. 생존 모델로서 후원제에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구주모 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는 창간 기념사에서 “후원제는 조직 이기주의와 사주 이기주의에서 자유로운 우리 조직에 가장 적합한 생존 모델”이라며 “후원제를 시도할 수 있는 자격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다. 독립성이 보장되고 공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원제 재가동은 기존 후원회원들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당초 후원자들을 위한 이벤트 등 여러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3년째 지연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초기 후원회원들은 큰 이탈 없이 매달 1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 경남도민일보에 정기 후원을 해오고 있다.
유은상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은 “원래 후원회원분들께 오프라인 모임이나 문화탐방 사업처럼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서비스를 계획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못 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났는데도 회원수 변동 없이 저희와 연대해주셨다”며 “애정을 보내주시는 분들에 대한 보답과 경영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방편으로 후원제를 다시 시작한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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