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노조가 노보를 발행하는 이유

작년 4월, 20년 만에 노보 복간
지역신문 위기감 공론화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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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는 '100년 신문'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우리 구성원들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다." 올해 창간 70주년을 맞은 광주일보의 구성원들이 한목소리로 회사의 앞날에 우려를 표했다. 매체 영향력은 날로 쪼그라들고, 열악한 처우에 노동 부담까지 커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광주일보 노조는 지난 4일 발행한 노보에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에 참여한 조합원 32명 가운데 87.5%는 "사측이 '창간 70주년, 100년을 준비한다'는 구호에 맞는 비전도 미래 전략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나머지 12.5%는 "미래 전략과 비전을 제시했지만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최근 5년간 광주일보의 매체력 변화에 대해서는 90%가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광주일보 노조는 지난해 4월, 20년 만에 노보를 복간하고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노보를 발행하고 있다. 광주전남 신문사 가운데 노보를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곳은 광주일보가 유일하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나온 복간 1호, 지난해 8월 복간 2호, 가장 최신판인 복간 3호는 지난 4일 발행됐다.


광주일보는 지난 2015년 효성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새 사주를 맞이한 구성원들은 지역언론 최고 수준의 급여와 편집권 독립 약속이 이뤄지길 바랐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노조는 노보에서 "(투자 확대는커녕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며 "열악한 처우와 노동환경 속에서 신뢰받는 언론으로 100년을 담보할 수 있나. 경영진은 설문조사 결과에 담긴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했다.


광주일보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지역신문 대부분이 공유하는 인식이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광주일보 노조는 노보를 발행해 이런 우려를 공론화한다. 개개인의 작은 목소리를 노보를 통해 모으고, 키우는 것이다.


광주일보 노조는 지난해 4월, 20년 만에 노보 복간을 선언했다. 이후 매년 상·하반기 1차례씩 노보를 발행하고 있다. 노조 활동조차 움추러드는 지역언론 환경에서 정기적으로 노보를 내는 광주일보 노조의 행보에 의미가 크다.


김지을 광주일보 노조위원장은 "일단 우리끼리라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모아 사측에 전달하는 창구로써 노보 복간을 결정했다"며 "현업을 병행하느라 꾸준히 내는 게 쉽지 않지만 조합원들의 협조와 응원을 받아 계속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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