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남겨진 아이들, 그 후

[제379회 이달의 기자상] 장진복 서울신문 사회2부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장진복 서울신문 사회2부 기자

겨울의 끝자락이었던 지난 2월 찾아간 한 보육원에서는 돌쟁이 아이 3명이 신나게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엄마(보육사)를 바라보며 방긋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여느 또래와 다를 바 없이 몹시나 평범했습니다. “발레 학원에 보내달라”며 조르던 7살 소연(가명)이와 방학 숙제가 하기 싫어 딴청을 피우던 9살 호영(가명)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일반 가정 아이들의 성장 환경만큼 평범하지만은 않습니다. 시설보호아동들은 보육사의 3교대에 따라 엄마가 하루에 3번 바뀌는 것에 혼란을 느끼고, 더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을 과격한 행동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의 ‘남겨진 아이들, 그 후’는 시설보호아동들이 성장 단계별로 직면하는 문제를 있는 그대로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아이들은 애착형성부터 문제행동, 학습격차, 진로고민까지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최대한 아이들의 입장에서 어떤 지원책이나 제도가 필요한지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더이상 부모와 함께 할 수 없는 보호대상아동들을 적절하게 돌보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그러나 시설보호아동은 늘 사각지대에 몰려 있고 소외돼 있었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 게 힘들어 꿈을 포기하고 건설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보호종료아동 민솔(가명)씨에게는 응원의 말을 건네는 것조차 조심스러웠습니다.


이런저런 우려 속에도 인터뷰와 설문조사에 응해준 보호아동과 종사자,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가장 힘이 돼 준 아들과 응원을 아끼지 않은 가족들에게도 특별히 감사합니다. 그리고 편집국장과 사회2부 부장, 차장, 부원들의 따듯한 도움으로 부족했던 ‘남겨진 아이들, 그 후’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기사가 나와도 달라지는 건 없을 거에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한 보육원 종사자는 기자에게 자조 섞인 말을 전했습니다. 이번 수상이 나비효과가 돼 남겨진 아이들이 더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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