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모아저축銀, 58억 새는동안 감시 작동 안해

[제379회 이달의 기자상] 정운 경인일보 인천본사 경제산업부 기자 / 지역 경제보도부문

정운 경인일보 인천본사 경제산업부 기자

인천에 있는 모아저축은행은 지역에 있는 4개 저축은행 중 가장 큰 규모다. 취재를 시작한 것은 모아저축은행 직원이 60억원을 횡령했다는 정보를 입수하면서다.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업계 등 여러 방향으로 취재를 진행했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모아저축은행도 관련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 첫 단독보도를 하게 됐다.


모아저축은행 직원이 빼돌린 금액은 58억9000만원. 작지 않은 금액이다. 금액이 크다고 하더라도 다른 기업이었다면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와 처벌 등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은 다르다. 금융기관의 부실은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인천지역 저축은행 여러 곳이 문을 닫은 ‘저축은행 사태’가 터진 지 10여 년 밖에 되지 않았다.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면서도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불안해하는 이들은 아직도 있다.


이 때문에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사건의 원인을 찾고 개선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해당 금융기관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저축은행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보도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중앙회의 시스템 개선이 이뤄졌고, 다른 저축은행들도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될 수 있는 사안을 시스템 개선까지 이뤄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취재 과정에서 여러 기자들의 협업이 잘 이뤄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첫 정보를 접한 이후 인천본사 편집국장을 포함해 많은 선배들이 취재 방향 등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논의 내용을 토대로 후배들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유기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보도는 내부적으로는 유기적인 협업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는 지역언론이 가져야 할 지향점을 조금이나마 보여줬다는 점에서 내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도 지역 언론인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데 있어 이번 경험이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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