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이너 계정 삭제 '혐오 테러' 해프닝... "트위터, 대책 내놔야"

생년월일 입력 과정서 생긴 오류
"독자에 혼란 야기한 점 사과" 입장문
"혐오 발언 등에 대한 트위터코리아의 책임있는 태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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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언론 비마이너의 트위터 계정이 지난 27일 오후 삭제되며 혐오세력의 집단 신고에 따른 사이버 테러설이 나왔지만 해프닝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마이너는 트위터 계정삭제 이유를 “혐오세력의 신고에 의한 테러”로 추측해 혼란을 야기한 데 독자에게 사과하는 입장문을 28일 게재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촉발된 근본적인 이유이자 맥락으로서 혐오발언 등에 대한 트위터코리아의 보다 책임 있는 태도, 현실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8일 오후 비마이너 사이트 캡처.

비마이너는 이날 오후 6시께 사이트에 <트위터 계정 정지와 관련한 비마이너의 입장>을 올렸다. 매체는 “27일 오후, 비마이너 트위터 계정이 정지됐다. 비마이너는 이를 ‘혐오 세력의 신고에 의한 테러’로 짐작했으나 확인해 보니 ‘생년월일 입력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였다”면서 “많은 분께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입장문 링크 :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3239)

입장문에 따르면 비마이너는 지난 27일 오후 트위터에 로그인을 한 후 계정이 잠겼다는 안내와 함께 “현재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는 문구 등을 보게 됐다. 취재현장과 기사 댓글 에서 욕설과 폭력 등을 경험한 터 갑작스런 계정 차단과 해당 문구에 비마이너 측은 혐오세력에 의한 신고라고 판단했고 이에 이날 오후 5시께 텔레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비마이너 계정이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신고되어 삭제되었습니다. 아마 혐오 세력의 테러가 아닐까, 짐작만 해봅니다”라고 알리게 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후 트위터코리아 측과 연락이 닿으면서 생년월일 입력 과정의 오류를 알게 됐다. 28일 오후 담당 직원으로부터 “비마이너 계정이 입력한 생년월일이 14세 미만이어서 잠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날 로그인 과정에서 ‘생년월일을 입력하라’는 창이 계속 떠서 창간일(2010년1월15일)을 입력했는데, 트위터가 계정주를 14세 미만으로 인식해 자동으로 계정을 잠근 것이었다. 트위터는 2018년 이후 해당 연령 미만의 이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매체는 현재 생년월일을 입력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던 상태로 돌려줄 것을 트위터코리아 측에 요청했고 연락을 기다리는 상태다.

이번 사안은 소동으로 결론 나고 차후 계정 복구 역시 큰 문제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보장 시위, 이에 대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소위 ‘시민 불편론’ 발언 등 이후 더욱 공공연해지고 가시화되는 혐오정서가 이를 수 있는 현실의 일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려를 남긴다.

실제 복수의 언론보도에선 장애인활동가 등을 대상으로 이미 가시화된 다양한 종류의 폭력이 확인된다. 지난 26일 비마이너 기사(해당 기사: <온오프라인 넘나드는 '혐오테러'에 무방비로 노출된 장애인활동가들>)에 따르면 활동가들은 이미 일상적인 테러와 폭력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사엔 전장연 사무실에 찾아와 “불을 지르겠다” “팔마저 부러뜨리겠다”는 협박, 허위 후원회원 신규가입에 함께 적힌 욕설·혐오발언, 시위현장을 쫓아다니며 활동가를 괴롭히는 사례 등이 담기기도 했다.

비마이너 트위터 계정이 지난 27일 삭제됐다. 28일 오후 현재 계정은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비마이너는 독자에게 사과를 전하되 트위터엔 온라인상 인신공격, 혐오 발언 등에 대해 보다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매체는 “오인에서 비롯된 ‘해프닝’일 수 있겠으나, 비마이너는 이러한 해석을 가능케 한 현실과 이후 트위터에서 비마이너 계정 복구와 관련해 트위터코리아를 향한 수많은 항의가 어디서 기인했는가에 대해 근본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정 폐쇄 후 트위터에선 오해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혐오세력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고, 특히 트위터코리아에 대한 질타, 계정 복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비마이너는 “계정 삭제에 분노하시는 분들은 바로 이제까지 혐오 발언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지지 않았던 트위터코리아 측의 무책임과 방관에 분노하고 계시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많은 분이 분노하며 항의해주시지 않으셨다면, 트위터코리아 측이 비마이너 사무실로 직접 전화하여 원만한 해결을 위해 애써주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트위터 내에서 발생하는 혐오 발언과 범죄에 대한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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