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63) '대박'은 어디에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요즘 애들’을 우리 사회는 MZ세대라고 합니다. 1980년대생은 MZ세대에 속한다는 사실에 젊은 세대와 어우러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만, ‘진짜 젊은이’들은 사회가 명명한 MZ라는 단어마저도 기성세대의 틀로 여기기도 합니다.
어느 주말 오후 MZ세대인 이들이 골목 담벼락에 붙어 즉석복권을 긁고 있었습니다. 수억 원의 당첨금이 내걸린 1등을 꿈꾸며 정성스레 복권을 긁던 이들은 이내 작은 탄식을 내뱉으며 손에 쥔 복권을 구기며 서로 웃어 보입니다.
청년 고용에 대한 통계를 보면 복권을 긁는 이들 속이 제법 쓰릴 법도 합니다. 꽃내음 가득한 봄이 찾아왔음에도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은 취업 시장은 여전히 찬바람 부는 한겨울입니다. 구직 및 실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에 자신감을 잃는 청년들은 시간의 공백을 메울 생각 못하고 이내 포기하게 되는 이력현상이라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합니다.
5월이 오면 신록은 이내 푸르러지고 일교차도 가시면서 사람들 몸과 맘엔 활력이 솟기 마련입니다. 새 정부도 들어설 테고요. 기업들도 올해는 신규 채용을 대폭 늘린다던데 대박을 꿈꾸는 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어떤 희망을 안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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