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조선 그룹, 사원 보상·복지 대폭 강화… "사람 위한 투자"
[동아 그룹, 연봉 최대 2000만원 인상]
취재수당 평균 수백만원 추가 지급
사원별 능력·성과에 따른 차등보상
[조선 그룹, 주택 대출 한도 3억원으로]
사원 58% 대출 이용… 300억 넘어
TV조선, 종편 첫 복지기금 250억원
동아미디어그룹과 조선미디어그룹이 올해 들어 대폭 구성원들의 보상체계를 개편하거나 복지제도를 확대했다. 두 그룹은 각각 “능력과 성과에 따른 공정한 보상”, “‘사람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변화 원칙과 사유를 들었다. 타 언론사들도 임금·수당 인상 등 복지혜택 강화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지난 1일 동아일보 창간 102주년을 맞아 ‘2차 보상체계 개편안’을 공개했다. 지난 14일 동아미디어그룹 사보에 따르면 개편으로 양사 사원 101명의 기본연봉이 200만~2000만원 인상(동아일보 37명 200만~1170만원, 채널A 64명 200만~2000만원)됐다. 그룹은 “대상자 선발은 각 국·실·본부·센터의 평가와 의견을 바탕으로 했다”며 “높은 성과와 역량을 보였거나 직무가 변경됐음에도 과거 기준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었던 사원”이라고 전했다.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은 이날 창간기념식에서 “채널A 개국 10주년 때 동아 가족에게 다짐했던 ‘능력과 성과에 따른 공정한 보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큰 틀에서 취재기자들의 수당 및 전 직원에 대한 보편적인 혜택이 확대됐다. 양사 공통 취재수당이 인상되며 연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690만원, 기자는 60만~300만원을 추가 지급받는다. 채널A에선 연 120만~480만원이 늘었다. 이밖에 전 사원에게 월 7만원(연 84만원) 통신비를 지원하고, 신문제작 부서 직책자들에겐 100% 회사 비용으로 택시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사팀은 내부 공지에서 ‘자녀 돌봄이 필요한 시기에 맞춘 일주일 유급휴가’ 신설, ‘전문기술직 사원 연 120만~240만원 책임수당’ 지원 등을 알리기도 했다.
다만 이번 개편의 핵심 키워드는 ‘차별 보상’과 ‘10년차를 넘긴 사원’이다. 지난해 12월 채널A 개국 10주년을 맞아 공개된 1차 보상체계 개편이 10년차 이하 사원 처우 개선에 집중, 입사연차를 기준으로 기준연봉을 조정하는 식이었다면 올해 개편은 연차가 높은 시니어를 주 대상으로 개인별 성과에 차등을 두고 인상폭을 1차 때보다 키우는 식으로 추진됐다. 일례로 직책자와 현장팀장 등을 위한 ‘활동장려금’을 신설하며 차장 이상 데스크 연 360만원, 현장팀장 연 240만원을 지급받는다.
언론사에서 인사평가와 보상은 어려운 문제다. 기사는 단순히 PV와 같은 수치, 수상여부, 영향력 등 단일지표, 일괄적인 기준으로 평가가 어렵고 이에 기자의 성과를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평가를 하지 않거나 평가를 하더라도 인센티브 등 보상과는 연결 짓지 않는 언론사도 많다. 기업으로서 평가하기엔 한계로 여길 수 있는 지점이다. 특히 동아의 변화는 전통적인 언론사 조직문화 특성이 강한 매체가 ‘성과에 대한 평가와 보상’이란 언론사 조직의 유구한 난제에 나름의 답을 찾으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복지혜택을 대폭 확대한 조선미디어그룹의 사례도 유념할 만하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사람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올해 사내복지기금에 400억원을 추가 출연한다”고 밝혔다. TV조선은 올해 종편 최초로 사원 복지기금을 신설해 25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특히 주택자금 대출한도 3억원 증액 등이 내부에서 호평 받는다. 시행 첫 달인 지난 1월에만 41명이 사내대출을 받았다. 조선일보는 사보에 “이전 제도 하에서 이미 대출을 받아 상환 중인 사원까지 다 합치면 현재 본사의 사내대출 이용자는 총 230명에 달한다. 대출 신청 자격이 있는 본사 전체 사원이 4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약 58%가 사내 대출을 이용 중인 셈”이라며 “금액만 따져봐도 무려 309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적었다. 아울러 올해 콘도 회원권을 추가 구입하고, 외부숙박비 지원금도 올렸다.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확실히 쉬는’ 직장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언론사는 사람을 아끼는 데 취약한 조직이다. 업무 특수성,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근로시간 외 노동은 당연시 되지만 휴가사용마저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 언론사가 기업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로서 인력에 대한 교육과 투자, ‘쉬는 문화’ 형성 등 구성원을 지원하는 다각도의 노력 필요성을 시사하는 사례라 하겠다.
한편 중앙일보·JTBC 노사는 2022년 임금을 6% 인상하기로 했다. 연평균 314만원 가량으로, 연봉제 도입 이후 단일 연도 실질 인상분으론 가장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이다. 중앙·JTBC 노사는 기본 연봉 인상과 함께 편집국 저연봉 직원에 대한 추가 보상과 보도국 지역 주재 기자에 대한 수당 강화도 합의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