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진 대구MBC 기자는 요즘 디지털 커머스 사업으로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2020년 대구MBC 사내벤처로 출범한 디지털콘텐츠랩에서 그는 직원 11명과 함께 대구·경북 농산물 라이브 커머스 업체 ‘민생상회’, 지역 소상공인의 온라인 전환 지원 공간 ‘소담스퀘어 대구’ 운영과 동시에 웨비나 사업까지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누구보다 대구MBC의 뉴미디어 실험에 앞장섰던 기자였다. 2018년부터 디지털미디어팀장을 맡아 유튜브, 페이스북 등 대구MBC 소셜 미디어 채널 개설과 디지털 콘텐츠 기획을 주도했다. 대구MBC 뉴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0만 달성,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지역매체 특별심사에 대구MBC 통과, 홈페이지 개편까지. 도 기자는 디지털 작업을 “원 없이, 충분히 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연구는 콘텐츠 비즈니즈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됐다. 코로나19 발발과 맞물려 마침 모바일 환경에선 e-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이라는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도전해볼 만한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기존 수익모델을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이 지역 언론사에 필요하다는 위기감도 그가 사업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레거시 미디어는 관절염을 앓고 있는 공룡’이라는 비유를 자주 들곤 해요. 조직 규모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만 체질 전환이 그만큼 안 되는 거예요. 사회적 흐름, 언론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사업 모델, 콘텐츠 생산 방식은 쉽게 변하지 못하는 거죠. 광고에 의존한 경영 모델에서 탈피해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맞는 수익 모델을 발굴하고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봤어요.”
도 기자가 운영하는 사업들은 모두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중 지난해 11월부터 사업을 시작한 소담스퀘어 대구는 지역 언론사가 신사업 진출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사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소담스퀘어는 지역마다 거점을 두고 온라인 입점 교육·컨설팅, 밀키트 개발, 홈페이지 제작 등 지역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대구MBC·대구시·경북대·인터파크 컨소시엄 구성부터 시작해 공간 마련, 프로그램 기획·운영까지 담당하며 도 기자는 그야말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사업을 하며 보람 있던 건 코로나19로 폐업 직전까지 갔던 대구 소상공인을 위해 공익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대구 종로에 달팽이 식당이라는 맛집이 있어요. 대구 지역 사회가 코로나19로 특히 고생이 심했는데 이 식당도 6개월 동안 문을 닫았던 상황이었죠. 밀키트 전환을 저희가 성공적으로 도와드렸어요. 이 과정을 따로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는데 영상을 보고 찾아온 분들이 많더라고요. 다른 지역 기관과 차별화되는, 방송이라는 전문성을 살린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겠죠.”
도 기자는 17년 동안 하던 기자 일에서 벗어나 사업을 하며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커머스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디지털콘텐츠랩의 독립 분사라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처음엔 세금계산서 발행하는 법도 모를 정도로 사업영역에선 초짜였어요.(웃음) 이제는 장사를 하는 거니까 완전히 다른 게임이죠. 평생 기자 생활할 줄 알고, 보도국을 나오면 죽는 줄 알았거든요. 보도국을 떠난다는 결단을 내리기가 힘들었는데 막상 나와 보니까 이 안에서도 가슴 뛰게 하는 부분도 있고 배울 것도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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