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지 이제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특별검사 수사팀장,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이었던 그를 카메라에 담아왔기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검찰과 관련된 이슈가 터질 때마다 사진기자들은 검사들의 수장인 검찰총장을 취재하기 위해 대검찰청을 으레 찾곤 했습니다. 권력에 대한 감시는 언론의 숙명입니다. 권력자를 향한 카메라 플래시는 ‘지켜보고 있다’는 일종의 경고이기도 합니다. 여러 총장들이 그 감시의 대상에 올랐던 가운데 기자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총장도 있었던 반면, 삿대질을 하며 막말을 하는 총장도 있었습니다.
윤 총장은 어땠을까요? 늘 지상 통로로 출퇴근하며 질문을 받고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던 역대 검찰총장들과 달리 윤 총장은 기자들을 직접 마주할 필요가 없는 지하 주차장으로 출퇴근하기 시작합니다. 점심을 먹으러 다니는 통로에는 짙은 썬팅지를 발라 버렸습니다. 연일 검찰과 법무부와의 갈등이 이어지자 취재 열기도 나날이 뜨거워졌지만 총장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주차장 입구에서 추위에 떨며 그를 기다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이리 흘렀네요.
며칠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당선자 신분이 된 그를 오랜만에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예고 없이 브리핑룸을 찾기도 하고 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직접 끓여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프레스 프렌들리’한 모습을 보이는 그가 왠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당선되자마자 집무실 용산 이전, 여성가족부 폐지 등 국민 분열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연일 뉴스에 오릅니다. 윤 당선인 스스로 “국민 통합 없이는 위기 극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듯이, 분열을 가다듬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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