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한경)이 투자자 관점을 강조한 섹션과 면 신설, 업종별 고정면 폐지 및 중요도에 따른 지면배치 등을 강조한 지면·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독자에게 최고의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신문’을 핵심 목표로 내세운 변화다.
한경은 지난 23일자 신문 사고 등을 통해 ‘비즈니스&마켓’ 섹션 신설 등 지면개편 내용을 전했다. 기존 기업뉴스가 대기업 중심의 산업면, IT, 중소기업 및 바이오, 유통산업, 증권면으로이어지며 업종별로 고정면을 배치하는 방식이었다면 해당 섹션은 “산업과 증권 관련 지면을 한 울타리에 놓고 정보 성격과 가치에 따라 지면을 종합 편집하는 형태”로 제작된다. 업종별 고정면을 해체하고 모든 기업기사를 부서별 칸막이를 넘어 투자정보 가치와 중요도를 최우선으로 배치한다는 원칙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서별로 지면이 배정되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뉴스가 크게 부각될 수 있고 독자 관심이 많은 뉴스가 조금이라도 소홀하게 다뤄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부문장 체제를 통해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번에 부문장들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다. 가치 순으로 기사를 배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면서 더욱 독자친화적인 지면을 제공하려 한다”며 “독자들에게 최고의 투자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조직개편과 지면개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부서별로 일정 지면이 할당되고 책임지는 제작관행에서 더 중요하거나 독자 관심이 클 뉴스가 상대적으로 덜 다뤄지는 일이 발생한다는 문제의식이 컸다. 지난해 말 기자 15명 가량이 TF를 꾸려 간담회, 편집국장과 논의 등을 이어온 끝에 이 같은 지면변화 방향이 결정되고, 여러 부서를 아우른 부문 단위 책임자의 역할을 강화한 조직개편도 진행됐다. 최근 인사에서 기존 정책·국제 부문장을 정책부문 에디터로, 산업부문장을 비즈니스&마켓(B&M)부문 에디터로, 마켓부문장을 글로벌포럼사무국장으로, 영상부문장을 영상부문 에디터로 인사조치하며 모두 부국장으로 승진시켰다. 특히 기존 ‘4부문장’ 체제에선 각각 경제·산업·금융부장을 겸직했지만 이번엔 에디터직만 맡기며(영상부문 제외) 부서 단위를 넘어선 역할에 집중케 했다.
‘최고의 투자정보 전달’이란 기조는 ‘마켓 데이터’면 신설에서도 드러난다. 몇 년 새 주식 투자자는 급증했지만 “투자자들이 각종 투자 지표를 한눈에 확인하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주식시세표 외 상장지수펀드, 해외주식, 펀드수익률, 공매도 정보 등 국내외 각종 투자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한편 한경미디어그룹(그룹)은 문화·예술 케이블 채널 ‘아르떼TV’를 최근 인수했다. 2015년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창단 후 한경은 ‘경제와 문화의 가교’란 슬로건 하 관련 사업을 모색해왔다. 신문, 방송, 닷컴이 지분을 나눠가진 아르떼TV 대표이사론 오연근 한국경제TV 상무이사가 거론된다. 수십억원이 든 것으로 알려진 이번 인수는 기존 오케스트라와 시너지, 예술 사업 확장에 대한 경영적 판단이 고려된 결과이기도 하다. 한경은 미술품 경매 또는 전시회 관련 사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종편을 보유하지 않은 경제매체로서 멀티채널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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