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57) 이제야 봄을 느낍니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봄비가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자 노란 산수유 꽃에 빗물이 송골송골 맺혀있습니다. 콩나물 대가리처럼 생긴 산수유 수술들이 물방울 속 양분을 흡수하는 듯 꼿꼿이 서 있습니다. 바람이 물방울을 털어내려 해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게 신기합니다.
2022년 들어온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세상이 너무도 빠르게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여전한 코로나19 감염증의 위협 속에 강원도와 경북지역의 대형 산불을 비롯한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도 많았습니다.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제20대 대통령선거까지 치르고서야 잠시 숨을 돌려봅니다.
주변에 노랗고 빨간 봄꽃들이 향기와 빛깔을 뽐내며 봐 달라고 합니다. 봄은 이미 와 있었지만 이제야 눈치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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