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는 토론회에서 발언 시간 초과로 ‘지역언론’과 ‘공영방송’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이튿날인 지난 12일 자신의 정책홍보 기차에 탑승한 취재기자들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묻자 그에 대한 답변 대신 언론관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도 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이 언론 인프라로 자리 잡는다면 공정성 문제는 전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윤 후보는 “우리나라에선 시간이 걸려도 손해배상 소송 등 사법 절차를 통해 허위보도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지우는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며 “그게 우리나라 언론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언론중재법 개정안)’ 도입을 반대했던 국민의힘의 당론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언론현업단체들은 윤 후보의 발언을 ‘오만과 무지로 점철된 언론관’으로 평가하고,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6개 단체는 15일 “윤 후보의 주장과 달리 언론중재법과 각종 방송 심의, 사실 적시 명예 훼손 처벌 등 전 세계 민주국가 가운데 가장 빽빽하게 언론을 규제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이라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언론에까지 무차별적으로 들이대는 그의 사법 만능주의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윤 후보는 언론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형 자율규제기구에 대해 ‘잘 모른다’고 전제하고는 ‘자율규제는 위험하다’는 황당한 논리를 전개했다”며 “이는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 강행을 비판하며 국민의힘이 스스로 내세웠던 ‘언론자율규제’ 주장을 대선 후보가 뒤집어엎은 꼴이다. 잘 모르면 진보-보수, 노-사를 막론한 언론계 전체가 왜 자율규제기구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지 공부부터 할 일이지 무지한 언사로 언론계의 자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일인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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