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사가 더불어민주당의 항의를 받은 뒤 라디오 진행자를 교체한 ‘외압 논란’과 관련해 시청자위원회의 자문을 받기로 했다.
SBS는 지난 11일 박정훈 사장과 정형택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 라디오센터 책임자·실무자 등이 참여한 방송편성위원회(편성위)를 개최해 라디오 진행자 하차 논란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앞서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하던 이재익 SBS PD가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에 “회사에서 전화가 와 ‘정치권(더불어민주당)에서 항의가 들어왔다’고 했다.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걸로 회사의 조치를 받았다”고 밝혀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
SBS 노조는 지난 11일 편성위에서 ‘회사의 조치는 언론의 자유와 권력 감시 기능을 위축시키고 제작자율성을 침해한다’면서 이 PD의 복귀를 요청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측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항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이 PD의 공정성·객관성 훼손 때문에 하차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1시간여간 진행한 편성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노사는 방송편성규약에 따라 시청자위원회에 자문을 구하기로 합의했다. SBS 방송편성규약에는 ‘편성위에서 조정이나 해결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시청자위원회의 자문을 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편성위에 참석한 권지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장은 “노조는 사측의 하차 통보가 부적절한 조치라고 판단하고 이 PD 복귀, 시청자들에 대한 사과 또는 설명을 요청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시청자위원회는 법적 기구이자 SBS의 최상위 논의 기구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 회사도 무게감 있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BS 시청자위원회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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