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시사IN이 사회적협동조합 오늘의행동과 협업을 통해 ‘행동구독’이란 실험을 진행한다. 기후위기, 민주주의 등 난제 해결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참여자들에게 도구를 배달, 단순히 뉴스를 읽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데 그치지 않고 작은 행동이라도 직접 실천케 하는 프로젝트다.
시사IN과 오늘의행동은 지난달 22일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 오는 28일까지 ‘행동구독’ 신청을 받는다. 10만원을 낸 참여자들에게 3월부터 격월로 총 5회 도구·엽서 등을 배달하고 “‘나’도 즐거우면서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행동” 동참을 유도한다. ‘당신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그것을 돕는 작은 도구들을 한 개씩 집 앞에 보내’ 자신만의 “사회문제 해결방식을 즐겁게 찾아보도록 돕는 큐레이션”을 한다는 취지다. 기후위기와 연관된 올해 펀딩엔 7일 오후 6시 현재 100명 목표에 83명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3월엔 글로벌 소등 캠페인 ‘어스아워’와 관련해 10분 단위로 눈금이 표시돼 1시간 동안 타는 양초 ‘3600초’, 5월엔 던지면 깨지는 황토와 과일껍질 폭탄 안에 퇴비와 씨앗을 넣은 ‘씨앗폭탄’ 등이 제공된다. 7월 ‘사용하면’(한국 기온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무늬를 담은 손수건), 9월 ‘물살이의 길’(도시 빗물받이 옆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 키트), 11월 ‘이어-줄’(재활용품 수집 어르신들을 환경수집가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을 위한 끈) 등 배달을 예정했다.
서경원 오늘의행동 생활학자(상임이사)는 “도구를 집앞까지 배송하는 방식은 저희도 처음 하는 실험”이라며 “평균보다 높은 기부금액인데 꼭 필요한 제품, 예쁜 굿즈를 보내는 게 아니라서 도구 선정에 고민이 많았다. 소비재라기보다 100명이라면 100가지 방식으로 일상에서 해결책을 내는 도구이자 오브제로 다가갔으면 한다. ‘좋아요’가 아니라 행동을 바란다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4~5월엔 별도로 민주시민으로서 자유로운 의견표현을 위한 1인 시위 도구 키트를 보내는 프로젝트를 시사IN과 할 예정”이라며 “내년엔 한 달 단위로 행동구독을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도는 뉴스를 행동으로 연결하는 데서 나아가 언론사가 콘텐츠 범주에 한정된 통상 구독 서비스의 범주를 ‘이용자 행동’까지 확장했다는 매체적 의미를 지닌다. 이용자에게 뉴스가 아닌 경험을 제공하되 언론사는 이를 매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협업을 진행한 장일호 시사IN 기자는 “‘미얀마 프로젝트’(미얀마 언론인 지원모금 등)를 통해 사람들이 뉴스를 읽는 데서 나아가 행동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됐고, 이에 언론이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 제안을 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수익이 나긴 어렵다. 다만 여기 10만원을 낸 분들은 매체를 구독할 수 있는 분들이고 행동구독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 본다. 15년 된 매체로서 새 독자찾기, 특히 (부모 등의 비용지불을 통한) 청소년 독자 발굴에 욕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후 온·오프라인 행사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 텐데 어떤 스킨십을 가져갈지 기대가 있다”고 부연했다.
시사INx오늘의행동 '행동구독' 페이지 후원 링크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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