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종합일간지인 전남매일이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 초기, 이를 소극적으로 보도했다는 비판이 지역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사고 다음날 지역 일간지 모두가 1면 머리기사와 사회면 등을 할애해 관련 소식을 다뤘는데, 전남매일은 7면 사회면 하단에 2단짜리 기사로 사고 내용을 처리해서다. 전남매일은 “판단 미스”라고 얘기하지만 건설사인 사주를 의식해 소극적 보도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매일은 지난 12일자 지면에 화정동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를 6문장짜리 토막기사로 보도했다. 1면이 아닌 7면 하단이었다. 12일은 지역 일간지뿐 아니라 중앙 종합일간지까지 1면 사진과 관련 기사로 외벽 붕괴 사고를 주요하게 보도한 날이다. 전남매일은 13일에도 소극적 보도를 이어갔다. 분량은 1면, 2면, 3면, 7면에 걸쳐 적지 않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1~3면까지는 모두 문재인 대통령과 노형욱 국토부장관의 관련 지시 및 광주시의 공사 중지 명령을 단순 전달하는 기사들이었다. 1면 기사는 신춘문예 시상식보다 분량이 적었다. 전남매일을 제외한 지역 일간지들은 13일에도 1면 사진과 머리기사 등을 통해 실종자 수색 상황과 부실시공 정황을 비판하는 종합 기사를 내보냈다.
전남매일은 14일부턴 7면 사회면 전체를 할애해 붕괴 사고 기사를 보도했다. 다만 사고 발생 2주가 지난 25일까지도 1면 머리기사로 관련 소식을 한 번도 다루지 않았다. 1면에 사고 기사를 넣을 때도 이용섭 광주시장의 사고 관련 말이나 동정을 다루는 정도의 기사가 들어갔다. 광주일보가 12일부터 2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1면 머리기사로 아파트 붕괴 사고를 다룬 것과 비교된다.
지역 기자들도 전남매일의 보도 양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전남 지역 일간지 A 기자는 “지역에서도 기자들끼리 황당해하고 있다”며 “이렇게나 큰 사고인데 해도 너무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고 했다. 전남 지역 일간지 B 기자도 “골드클래스라는 건설사가 사주이다 보니 편집국에서 알아서 눈치 보지 않았나 하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처음엔 사주가 아이파크 하청을 받은 거 아니냔 말도 있었는데, 그건 아닌 걸로 알고 있고 편집국 내에서 자발적 협조가 있지 않았나 다들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도 “이번 보도 행태가 언론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시킨 언론 참사”라고 비판했다.
전남매일 측은 그러나 사주 압력에 의한 축소 보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성수 전남매일 편집국장은 “처음 사고가 터졌을 때 그냥 외벽이 떨어져 나간 단순 사고인 줄 알았다”며 “1면 톱으로 가는 건 좀 그렇지 않냐 얘기가 있었고 저희가 인쇄하는 시간이 다른 데보다 빠른 오후 6시40분이라 판단 미스를 했다”고 말했다. 후속 보도에 대해서도 “다시 또 1면에 쓰려니 이건 아니다 싶더라. 어차피 밀린 거 다른 방향으로 차별화시켜 보자 그런 거였다”며 “사건 속보 이런 데 보다는 이 지역의 발전 방향을 이끌어가는 그런 쪽으로 기사의 테마를 잡고 있고, 제작 기준이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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