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법조 기자가 쏴주는 '논술·독후감 뉴스레터'

[인터뷰] 뉴스레터 '논술독술' 만드는 박윤예 매일경제 기자

  • 페이스북
  • 트위치
뉴스레터 '논술독술'을 운영하고 있는 박윤예 매일경제 기자를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초저출산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쓰시오.> 박윤예<사진> 매일경제신문 기자는 두 눈을 질끈 감고 해당 질문에 대한 논술 답안이 적힌 뉴스레터의 발송 버튼을 눌렀다. 지난 4월13일 박 기자의 뉴스레터 ‘논술독술’ 첫 회가 구독자들에게 전송된 순간이었다.


박 기자는 글로 먹고사는 8년차 기자지만 뉴스레터를 만들 때만큼은 콘텐츠를 읽은 독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두려움이 앞섰다. “처음으로 논술 답안지를 보내고 나서 ‘이따위로 하느냐’는 피드백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논술학원에 다녔고, 평소 독서를 좋아해 대학교 때 글쓰기로 이런 저런 상도 몇 번 받았지만, 기자가 되면서 글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꺾인 상태였거든요. ‘그래도 한번 해보자’고 뉴스레터를 보냈는데 다행히 글에 대한 지적은 없었어요.(웃음)”


논술독술은 매주 화요일 박 기자가 직접 작성한 논술 답안과 독후감을 공유하는 뉴스레터다. 일주일간 신문에 게재된 칼럼 중 그가 엄선한 읽을 만한 칼럼도 소개된다. 지난 2월 회사가 올린 뉴스레터 작성자 모집 공고를 본 박 기자는 뉴스레터를 시도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자사의 성공한 뉴스레터로 꼽히는 미라클레터 팀의 강연을 듣고, 언론사 취업준비생이 모여 있는 ‘아랑’ 카페에 직접 홍보를 해가며 한달 간 뉴스레터 런칭을 위한 준비 작업을 거쳤다. 사전 홍보를 통해 모은 이메일 주소 200개로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한 논술독술은 어느덧 구독자 2200여명을 돌파하고, 오픈율 평균 35%대를 보이고 있다.


법조팀에 있는 기자가 논술을 주제로 뉴스레터를 만든다고 하니 곧 기자 그만두고 논술교사 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오해 아닌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 기자는 해당 주제가 논술 시험을 대비하는 취업준비생, 대입 수험생이라는 수요자가 명확해 승산이 있다고 봤다.


“2030세대가 뉴스레터를 가장 열심히 읽는다고 하잖아요. 아직 이런 주제의 뉴스레터가 없고, 수요 측면에서 이 콘셉트가 가장 자신 있었던 거죠. 뉴스레터 하겠다고 하니 ‘왜 해?’ ‘할 수 있겠어?’라는 반응이라 오히려 당황했어요. 사이드 프로젝트가 유행이잖아요. 앞으로 이게 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개인 브랜드화도 고려했고, 재미있어 보였고, 무엇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박 기자는 본업을 하며 틈틈이 뉴스레터를 만들고 있지만, 여기에 온 에너지를 쏟을 순 없어 최대한 오래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거창하게 잘 쓸 필요 없고, 이 정도로만 써도 합격한다’는 콘셉트라 실제 시험 시간과 비슷하게 한 두 시간 내에 논술을 끝낼 정도로 논술 작성 자체에는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뉴스레터 첫머리 인사말은 일주일 내내 고민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뉴스레터를 통해 만난 구독자, 기존 기사 문법과는 다른 콘텐츠 제작 경험은 그에게 의미가 깊다.


“이걸 해보면서 유튜버들의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신문 기자보다는 크리에이터로서 구독자를 한명 한명 모으고 이들의 피드백을 최대한 반영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어요. 구독자들이 생각보다 피드백을 많이 안 주거든요. 메일을 열게 하고, 칼럼을 클릭하게 하는 것처럼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게 어려웠어요. 뉴스레터에 많은 데이터가 모이는데 어떤 뉴스에 수요가 있는지 알겠더라고요.”


박 기자는 뉴스레터 런칭에 고민하고 있을 기자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저는 이 뉴스레터가 제 부서 관련 분야가 아니어서 리프레시가 되고 좋더라고요. 유튜브 채널도 그렇고 1년은 해봐야 한다고 하는데 남들 다 하는 주제 말고, 그동안 없었던 뉴스레터, 자기만의 취미처럼 꾸준히 할 수 있는 걸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박지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