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일보 사주인 김원식 부원건설 회장이 언론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원건설이 대전 도시개발 사업 과정에서 대전광역시교육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개발 문제를 놓고 부원건설과 시의원과의 자리에 기자가 동석하고, 중도일보가 시교육청을 향해 부정적인 기획 시리즈를 보도하는 등 사주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원건설은 대전 도안 2-3지구 공공개발 사업시행자로 참여하고 있지만, 학교용지 확보를 두고 대전시교육청과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시교육청의 인가가 나오지 않아 사업 진행은 더딘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8일 정기현 대전시의회 의원이 “대전시장과 대전교육감, 김원식 회장이 비공개로 만나 ‘아파트 공급 후 학교용지 확보’ 밀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전교조 대전지부 또한 이번 면담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대전충남민언련이 지난달 18일 낸 성명에 따르면 부원건설 이사가 정기현 의원과 전교조 대전지부를 만나 해명하는 자리에 김현수 중도일보 대표이사,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중도일보 기자 1명이 동행했다. 대전충남민언련은 성명에서 “사주인 부원건설 문제 해결을 위해 중도일보 최고 책임자들이 전면에 나서 지원사격을 했다고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언론의 책무를 망각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했다.
당시 자리에 배석한 중도일보 기자는 “부원건설 측은 잘못된 사실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가능한 빨리 사실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계열사인 중도일보에 협조를 요청해왔다”며 “가족회사의 급한 요청을 외면할 수 없어 최대한 빨리 연락해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불가피하게 동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주의 지면 사유화 문제도 거론됐다. 중도일보는 지난달 15일부터 7회에 걸쳐 <신뢰도 최악 대전 학교설립행정 이대론 안 된다> 기획<사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에 대해 대전충남민언련은 “인허가 과정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대전광역시교육청을 향해 부정적 기획 기사를 배치하는 등의 다분히 표적성으로 보이는 보도”라고 비판했다.
김덕기 중도일보 편집국장은 해당 기획 취지에 대해 “대전시교육청에 대한 집중 기획보도는 최근 지역사회 곳곳에서 학교용지 문제가 이슈화 되고 있어 시민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한 팩트 전달과 시민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 법적 제도적 미비점을 알릴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도일보 측은 부원건설로부터 어떤 간섭이나 침해를 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도일보 관계자는 “중도일보 임직원이 계열사인 부원건설과 관련한 정기현 의원 보도자료와 전교조 대전지부의 성명서, 이를 근거로 보도한 인터넷매체의 잘못된 부분을 해명하기 위해 부원건설과 동행한 건 언론 본연의 역할 측면에서 분명히 부적절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로 인해 그동안의 중도일보가 언론의 역할과 기능을 망각하고 계열사인 부원건설의 업무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거나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건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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