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양대 노조가 2021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승리를 위한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유재우)와 KBS노동조합(위원장 허성권)은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2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임금협상이 두 차례 노동위원회 조정에도 결렬되자 최후의 카드를 빼든 것이다. 두 노조가 공동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건 4년 10개월여만이며, 양승동 사장 체제 들어선 처음이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임금교섭과 단체협상 과정에서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지난달 11일 KBS본부 비상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배신감’, ‘뒤통수’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한 이유다. 지난해 KBS 노사는 코로나19 상황과 경영난 등을 고려해 임금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그런데 지난해 KBS는 327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올해는 더 큰 규모의 흑자가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KBS 사측은 내년 경영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며 노조에 임금 3.0% 삭감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기본급 1.0%에 일시적 성과급 0.5%를 제시했으나,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 노조는 최소한 물가상승률(2.1%) 수준의 임금 인상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5년간 KBS의 임금인상률은 연평균 약 1%였다. KBS 사측은 지난 6월 낸 보도자료에서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금인상률보다 훨씬 낮고,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실질적으로는 임금이 감소한 효과”라고 설명한 바 있다.
KBS본부는 이번 파업 찬반투표를 “더 많은 희생을 당연시하는 사장과 경영진에 대한 철퇴”라고 규정하면서도 끝까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파업 돌입 가능성도 크지 않다. 양승동 사장 임기는 오는 9일로 끝나며, 교섭대표 노조인 KBS본부 집행부 임기도 이달 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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