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활발하고 다양한 지역언론사들의 공동취재 및 제작 협업 사례가 기자협회보 기사로 소개됐다.
매일신문과 부산일보는 그해 1월 총 18부작 ‘외국의 지방분권’을 공동제작했다. 부산일보가 미국과 호주, 매일신문이 일본과 유럽을 각각 취재하고 제작비를 분담했다. 한 해 전 결성된 ‘지방분권운동본부’의 성과이기도 한 결과물은 광주, 강원, 제주일보에도 보도됐다. 그 해 6월 7개 지역민방(‘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간다’), 8월 KBS강릉·춘천(‘특별기획 물의 반란’), 11월 충주·청주·대전MBC(‘호수’) 등 협업 사례가 나오며 당시 지역언론 간 협업은 그야말로 꽃을 피웠다.
기자협회보는 이같은 협업의 배경으로 “지방분권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것이 무엇보다 큰 원인이지만 제작비와 인원문제 등 현실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문제 이슈화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제작비와 인력의 한계로 어려웠던 큰 기획물을 공동으로 제작하면 효율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런 시도는 공동제작과 협력을 위한 기틀이 되고, 지역언론사 간 공감대 형성에 일조했지만 더 활성화하기 위해선 전반적인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담겼다.
당시 협업의 배경이 된 어려움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지역언론들이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지만 현실은 더 가혹해졌다는 평이 정확하다. 팽배한 언론불신과 사양화 된 언론산업이 모든 매체들의 공통적인 난제라면 지역의 위기는 더욱 심화돼 지역언론에 삼중고가 되는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아무리 좋은 뉴스, 새로운 시도를 선보여도 수익으로 환원되진 못하고, 지역민에게 아예 가닿지 못하는 문제가 핵심이다.
최근 포털뉴스 제휴평가위원회의 지역언론 입점 심사결과 9개권역 8개 지역언론이 새로 포털에 입점했다. 이를 위한 노력과 성과는 환영하고 축하할 일이지만 이 일은 지역언론 전반이 겪고 있는 현실을 다시금 전면에 드러냈다는 점에서 마냥 반기긴 쉽지 않다. 지역언론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복안은 없는 것일까. 2021년 초겨울 입새, 칼바람이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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