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아시아경제지부가 최근 편집국을 배제한 기자 채용 등과 관련해 “오너십 교체가 일으킨 바람에 리더십이 중심을 잃은 듯하다”는 구성원들의 우려를 담은 노보를 내고 언론 조직의 특성을 고려한 리더십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6일자 아시아경제지부 노보에는 지난 1일 단행된 편집국 문화레저부 경력기자 인사에 대해 “편집국장 또는 편집국이 배제되는 데 대한 문제인식이 경영진 사이에서 전혀 표출되지 않는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채용 절차의 문제를 너머 “편집국장을 관여시켜야 하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누구도 갖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커다란 문제”란 비판이다. 이의철 대표마저 면접 일정을 따로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미디어부문 자체가 ‘패싱’된 데서 기자들은 리더십 혼란을 우려했다.
노보에서 한 기자는 “지배구조가 바뀐 뒤로 구멍이 숭숭 나버린 리더십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경영진이 매우 두터워진 듯하지만 실질에 있어서는 경영구조가 오히려 혼란스러워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기자는 “오너의 방침을 구현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언론기업 특유의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거나 축소해석하는 고질적 문화가 새 오너십 체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라며 이번 같은 ‘경영편의적’ 의사결정이 관례화할 수 있다는 불만을 내놓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달 외부에서 영입된 우병현 미래전략위원장 추천으로 기자를 채용했다. 현상순 회장, 마영민 투자부문 대표, 이학인 경영지원실장이 면접 및 평가를 진행했고, 이 자리에 이의철 미디어부문 대표, 이정일 편집국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사모펀드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지배구조 변화를 겪은 터 아시아경제 기자들은 편집국장 등이 면접에도 참여하지 않은 채 기자채용이 이뤄진 데 “언론조직의 특성과 편집국 운영의 원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 빚어졌다”는 인식 하 크게 반발해왔다. (관련기사: <아경 새 경영진, '편집국 패싱' 경력 채용...기자들 반발>)
근원적으로 새 경영진의 언론조직에 대한 이해부족, 경영진-편집국의 단절과 소통·교감 없는 의사결정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다. 노보에는 현 회장이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아경을 이류로 규정하고 타 매체와 반복 비교한 발언을 한 데 대한 불만도 담겼다. 지부는 노보에서 “‘아경은 이류’라는 식의 발언이 기존 구성원들에 대한 불신의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라며 “만만찮은 부침 속에서도 발전을 거듭해 온 서른 셋 ‘청년’ 아경호(號)의 노정이 엇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심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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