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TBS 출연금을 123억원 삭감하자 “방송제작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TBS 내부에서 나왔다.
서울시가 지난 1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TBS 출연금은 올해 375억원에서 252억원으로 123억원이 삭감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TBS는 이미 독립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명실공히 독립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예산을 책정했다”고 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인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를 만들어 독립했지만, 재원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해왔다.
TBS 프로듀서협회는 서울시의 출연금 삭감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오세훈 시장의 조치는 전형적인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 TBS 프로듀서협회는 “123억원은 TBS의 TV와 라디오 제작비 97%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이대로라면 TBS에서 이뤄지는 모든 방송제작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강택 TBS 대표도 2일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서울시 출연금이 삭감되면) 프로그램 존속이 어렵고, 방송편성 자체가 다 무너진다”며 “출연자들의 시장 가격도 있고, 방송장비도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면에서 아나운서만으로 음악만 틀 수밖에 없다. 편성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PD연합회는 TBS 출연금 삭감 배경으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들었다. PD연합회는 지난 1일 성명에서 “취임 초기부터 김어준의 출연료를 문제 삼으며 TBS에 대해 정치공세를 펼쳐온 오 시장은 최근 김어준의 ‘이재명 지지 발언’에 일부 야권 정치인들이 반발하자 이를 빌미로 다시 TBS 탄압의 칼을 뽑아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PD연합회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방송심의제도, 벌점에 따른 방송사 재허가 제도에 호소하는 게 민주사회의 올바른 절차 아닌가”라며 “예산을 무기로 목을 조여서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상식과 원칙을 무시한 폭거라 아니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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