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플러스 100% 자회사 검토… 제2의 '뉴있저' 신설 준비"

[와이드 인터뷰] 취임 한 달여 맞은 우장균 YTN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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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균 YTN 사장이 지난달 27일 기자협회보와 인터뷰했다. 우 사장은 “YTN 구성원이 대한민국 최고의 대우를 받고 좋은 기사 많이 쓰도록 하는 게 CEO로서 소명의식”이라고 밝혔다. /YTN 제공

“소는 내가 키우겠다.” “파이를 키워야 한다.” 우장균 YTN 사장은 2시간 넘게 진행한 인터뷰 내내 이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는 YTN 매출 증대와 사업 다각화 계획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을 올려 YTN 구성원을 최대한 지원하는 게 사장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1994년 YTN에 입사한 그는 2008년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다 해직됐고, 6년 만인 2014년 대법원 판결로 복직한 후 총괄상무 등을 거쳐 사장에 선임됐다. 우 사장은 해직자 출신이 돌아온 이후 YTN이 보도 경쟁력, 경영지표 면에서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취임 37일째를 맞은 지난달 27일 사장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임사 맨 처음에 “YTN 공정방송 투쟁과 관련해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원부터 미안하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2008년 해직 사태가 발생하고 10년의 과정에서 해직 기자들을 위해 투쟁하고, 또 투쟁하지 못한 모든 구성원들에게 다 미안하다는 말입니다. 저는 희망펀드를 통해 YTN 밖에서 지낼 수 있었고, 그 사이에 우리 만 명의 기자들이 한국기자협회장으로 선출해 줬잖아요. 해직 기자로서 편안하게 살았다고 하면 어폐가 있지만 어떻게 보면 아사리판인 노사 분규 상황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투쟁을 한 사람이든 투쟁하지 못한 사람이든 그 10년의 나날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취임사를 준비하는데 갑자기 그 말부터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사장에 내정되고 한 달간 40명에 가까운 사원 대표를 만났다고 했습니다. 어떤 목소리가 나왔나요.
“YTN 공채 1~21기, 2개의 노조, 직능 단체, 직분 별 대표 40여명을 만났습니다. 기자들은 대부분 복리후생 개선을 많이 요구했어요. 바로 개선하도록 한 게 있습니다. 리포트를 만들 때 기자, 촬영 기자, 오디오맨, 운전기사 등 4명이 그룹으로 움직이는데 이전까지는 한 사람 당 7000원, 총 2만8000원 범위 내에서 점심을 먹었다는 거예요. 8000원으로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건 내가 바로 해줄 수 있다고 했어요. 기자들의 이런 요구들을 들을 때마다 내가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들은 정치·경제권력을 감시해야 하잖아요. 그런 분들한테 광고 영업하라고 하는 거는 타당하지 않죠. 하지만 누군가 소는 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소를 키우려면 소똥도 치워야 하는데 그 일은 사장인 제가 혼자 할 겁니다. 구성원들은 기자로서, 언론인으로서 소명을 다해주면 됩니다.”

-취임 이후 첫 인사를 했습니다. 사장 정책 발표에서 기회의 공정정책을 실현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인사에서 어느 정도 이뤘다고 보나요.
“기회의 공정에 대해서 여러 얘기가 있을 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비 투쟁파인 보수적인 분들에게도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좀 더 젊은 분들이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요. 이번 인사는 큰 폭은 아니지만 세대교체에 포인트를 뒀어요. 화합이라는 측면에서도 신임 보도국장이 후속 인사를 잘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사장 후보 정책 설명회에서 YTN의 가장 큰 문제로 사내 갈등, 내부 분열 등이 나왔습니다. 사장 후보 면접 때 넬슨만델라 정신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사내 갈등과 내부 분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요.
“YTN 전체적인 구조를 보면 호봉직 540명 중에서 200명이 넘는 분들이 50대예요. 40대는 100명, 30대 100명 정도입니다. 밖에서 봤을 때는 우리가 10년 동안 투쟁을 했기 때문에 투쟁 과정에서의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엄청 큰 문제라고 생각하시는데 한 3년 정도 지나면 많이 해결될 거라고 봐요. 다만 세대 갈등은 더 심할 거예요. 공채 14~21기 구성원과 1~13기는 차원이 달라요. 후배 기자들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많은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들 주장이 논리적으로 맞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문제는 7~14기가 중간층인데 세 등분으로 나눠진 거잖아요. 코로나가 한몫을 해 회식 문화가 없어지면서 분절화가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니까 제가 돈 많이 벌어서 회식도 할 수 있게끔 지원을 많이 할 거예요. 곳간에서 인심이 나와요. 톨스토이의 책 ‘안나 카레리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사연이 제각각’이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어요. 돈 많이 벌면 여러 가지 불만이나 갈등이 없어질 거라고 봅니다.”

-해직 기자 출신, 복직에 도움 준 사람들이 YTN의 주류가 되면서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최남수 사장이 올라서는 데 앞장섰던 분도 정찬형 사장 때 주요 국장을 했어요. 이번 인사에서 최남수 사장 퇴진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중요 부서 국장에 임명하기도 했어요. 인사를 기계적으로 무 자르듯이 해야 되나요. 이번에는 우리가(해직 기자 출신) 기회를 받은 건 맞습니다. 그 기회 속에서 10년 전보다 지난 3년간 퍼포먼스가 좋았어요. 모든 경영 지표도 엄청나게 좋았고요.”

-이번에 팩트체크 에디터가 신설됐습니다. 현장성과 신속함을 강조하는 YTN 보도 특성을 감안하면 실시간 팩트체크는 쉽지 않은 작업일 것 같은데 어떻게 운영되는 건가요.
“제가 말한 진실방송은 어떻게 보면 모든 언론이 해야 할 당위적인 거죠.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가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방송 뉴스는 생방송이니까 자막, 그래픽으로도 실수가 나오거든요. 단순 실수라고 하더라도 언론 신뢰를 하락시키는 데 큰 요인이 되고, 요즘은 또 무서운 게 방송에 1초가 나가도 온라인에서 ‘짤’로 돌아다니잖아요. 일단 단순 실수라도 좀 막아보자는 거죠. 정치의 계절 아닙니까. 특히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경륜이 있는 기자가 체크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우장균 YTN 사장이 지난달 27일 기자협회보와 인터뷰했다. 우 사장은 “YTN 구성원이 대한민국 최고의 대우를 받고 좋은 기사 많이 쓰도록 하는 게 CEO로서 소명의식”이라고 밝혔다.


-독점적 뉴스 플랫폼 지위가 위협받고 있는데, YTN이 보도전문채널로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짜고 있나요.
“얼마 전 국실장 회의에서 YTN 브랜드 가치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요. YTN은 지난 26년 동안 구성원들이 피와 땀을 바치고, 6개월 동안 월급도 못 받고 버티면서 지금 이 자리에 왔습니다. 뉴스하면 YTN이지, KBS라고 JTBC라고 얘기하나요. ‘뉴스하면 YTN’이라는 그 브랜드 가치가 우리의 강점이죠. YTN은 2019년부터 2년 연속 사단법인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수여하는 ‘가장 공정한 미디어’에 선정됐고, 방송사 뉴스 유튜브 채널 최초로 구독자 2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어요. 어제(25일) 평균 시청률을 보면 JTBC, 연합뉴스TV, 채널A보다 시청률이 더 높죠. 26년이 된 YTN의 파워 콘텐츠라고 하면 기억하는 건 딱 하나 돌발 영상이에요. 그런데도 이런 성과를 이뤘어요. ‘뉴스가 있는 저녁’(뉴있저) 시청률도 올라갔어요. 뉴있저는 기존 YTN 뉴스와 다른 뉴스 쇼 방식이잖아요. 뉴있저 같은 프로그램을 2~3개 늘려가는 거죠. 진보적인 색깔의 뉴있저에 불만이 있는 기자들이 많아요. 만약 뉴있저를 없애지 않으면, 보수 뉴있저를 만들어달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좋은 생각이다 싶었어요. 보도국에 간섭은 안 하지만 주말에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안 나오니 이를 겨냥해 새로운 뉴있저를 한번 만들어보라고 한 상태예요.”

-YTN 연매출은 1200~1300억원대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임기 내 1800억원 매출 달성을 약속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로드맵이 있나요.
“제가 영업을 해서 지난 1년 사이에 70억원 정도의 광고 매출을 올렸어요. 이 추세로 나가면 3년 안에 적게는 210억의 추가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죠. 또 다른 방법이 있어요. 임대수익이죠. 전체 매출 1300억원 중에서 200억원 미만이 남산타워와 YTN뉴스퀘어 임대수입이에요. 남산타워를 우리가 직접 운영하는 방법도 있고요. 연말에 700~800억원의 남대문 사옥 매각 대금이 들어오는데, 그 돈으로 건물을 매입해서 임대사업을 하는 거죠. 임대수익을 늘려 매년 영업이익에 반영될 수 있게끔 할 겁니다. 부동산사업으로 영업이익을 내려고 하냐는 말도 있겠지만 검은 고양이건, 하얀 고양이건 우리 구성원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대우를 받고 좋은 기사 많이 쓰도록 하는 게 CEO로서 제 소명의식이라고 생각해요.”

-YTN은 네이버와 공동 설립한 YTN플러스에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운영의 전반을 맡긴 구조라 보도국 구성원들이 디지털 역량을 발휘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플러스는 네이버가 지분을 19% 갖고 있어요. 회사가 다르니까 차단이 되어 있고 보도국 기자들이 디지털을 하고 싶어도 막혀 있죠. 파견 형식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되고 보도국에서 플러스로 왔다갔다 하기도 쉽지 않죠. YTN플러스를 100% 자회사로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보도본부에 보도국과 디지털 보도본부가 있으면 콘텐츠 시너지 효과를 더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YTN의 살 길은 디지털 분야 아니겠습니까. 원소스 멀티유즈를 다양하게 할 수 있고, 젊은 기자들과 디지털 사원들이 함께하면 디지털 부가가치가 더 많이 창출되고 수익도 발생하겠죠. YTN의 미래전략과 다 연결되는 거예요.”

-3년 임기 후 어떤 사장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YTN 구성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 하자고 말하고 싶어요. 사장은 사장답게, 기자는 기자답게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언론사는 공정방송, 진실방송을 해야 하는 소명이 있지만 그럼에도 언론사 역시 다른 기업처럼 매출이 있어야 운영이 된다고 봅니다. 100년 YTN 초석을 만들겠다고 얘기했는데 훗날 YTN 100년사에 해직 기자가 의외로 또 경영 능력이 있어서 YTN에 어떤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를 해준다면 저한테 한없는 영광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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