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BBC 등 해외 유력 언론사에서 다양성, 공정성, 포용성(DEI: Diversity, Equity, Inclusion) 실천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8일 발간한 ‘미디어정책리포트-다양성, 공정성, 포용성(DEI): 사회적 갈등 완화를 위한 저널리즘적 노력’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7년부터 백인 남성 중심의 뉴스룸 내 인력 구성을 다양화하는 ‘뉴스룸 DEI 중장기 계획’을 세웠고, BBC는 콘텐츠에 출연하는 인물의 성비를 동등하게 맞추는 ‘50:50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언론재단은 “해외 언론계의 DEI에 대한 관심은 다양성의 가치가 언론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성찰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일어난 미투 운동에서 언론이 적절하게 취재하거나 보도하지 못했던 원인 중 하나로 남성 중심 뉴스룸 구성 문제가 지목됐다. 지난해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서도 경찰의 폭력성보다는 흑인의 ‘약탈’과 ‘방화’를 강조해 언론이 고질적인 인종적 편견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7년부터 ‘뉴스룸 DEI’ 계획을 시행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2022년부터 경영 부서에 DEI 책임자를 배치하고, 고위급 직원의 평가와 보수에 DEI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뉴욕타임스 내 여성 임직원 비율이 2015년 45%에서 2020년 52%로 증가했고, 고위급 직원의 경우 여성 비율이 같은 기간 40%에서 52%로 상승했다. 또 전체 직원 중 유색인종 비율은 27%에서 33%로, 고위급 직원의 경우는 17%에서 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음악, 스포츠 프로그램 등의 출연자 남녀 비율을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는 BBC의 ‘50:50 프로젝트’는 지난 2017년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 및 호주 등 26개국으로 확산돼 현재 100여개의 방송사와 연구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언론재단 보고서는 “50:50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송사 중 41개 방송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성 비율이 50% 이상인 프로그램이 프로젝트 초기에는 31%에서 2021년 봄에는 50%로서 1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50:50 프로젝트는 향후 성별을 넘어서 인종과 장애인으로 확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 언론의 DEI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며 “뉴스룸 구성과 콘텐츠 제작에 있어 DEI 구현의 정도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언론사별로 뉴스룸 구성과 제작된 콘텐츠에 대해 자체 분석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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