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언론인에게 돌아간 노벨평화상

필리핀 마리아 레사·러시아 드미트리 무라토프 공동 수상
노벨위원회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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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마리아 레사(왼쪽)와 드미트리 무라토프. (노벨위원회)

2021년 노벨평화상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분투해온 두 언론인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8일 “민주주의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전제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해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를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언론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1935년 독일이 1차 세계대전 뒤 비밀리에 재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독일 카를 폰 오시에츠키 이후 86년 만이다.

노벨위원회는 “레사와 무라토프는 필리핀과 러시아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 용기 있는 싸움을 벌였다”며 “그들은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가 점점 불리한 조건에 직면하고 있는 세상에서 이런 이상을 옹호하는 모든 언론인을 대표한다”고 했다.

마리아 레사는 필리핀에서 권력의 남용과 폭력의 사용, 증가하는 권위주의를 폭로해왔다. CNN 동남아시아 지국장을 지낸 레사는 2012년 온라인 탐사보도 전문매체 ‘래플러’(Rappler)를 공동 설립했다. 래플러는 두테르테 정권의 ‘마약과 전쟁’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면서 필리핀 저항언론의 상징이 됐다.

그는 두테르테 정권의 인권탄압을 잇따라 폭로해 여러 차례 소송을 당했고 체포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레사가 두려움 없이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1993년 독립 신문 ‘노바야 가제타’를 설립해 24년 동안 편집장으로 일했다. 러시아 정권의 압력에 맞서 언론의 사명을 다해온 이 신문사에선 창간 이후 지금까지 소속 기자 6명이 살해당했다. 특히 2006년 10월7일 안나 폴릿콥스카야 기자가 모스크바 시내의 아파트에서 총격을 받고 피살되면서 노바야 가제타의 실상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무라토프는 창간을 앞두고 자금이 없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재단으로부터 자금 지원과 함께 컴퓨터 8대를 기증 받았다고 한다. 새로운 신문이란 뜻의 노보야 가제타는 ‘러시아 언론자유의 전초기지’라는 별칭을 갖고 있으며 그동안 노벨평화상 후보에 늘 오르내렸다.

노벨위원회는 “노보야 가제타는 팩트에 근거한 저널리즘과 직업적인 성실성을 바탕으로 검열사회로 비판받는 러시아에서 중요한 정보 제공처로 주목받았다”며 “무라토프는 살인과 위협에도 저널리즘의 전문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을 준수한다면 언론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쓸 수 있다는 권리를 일관되게 지켜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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