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는 어떤 사람을 뽑고 어떻게 키우느냐가 핵심인데 우리는 신문·방송 모두 인력개발 부분의 투자가 취약하다. 외국의 주요 언론사는 전체 예산의 10%를 인력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기자에 대한 R&D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언론사에서 채용은 언제나 고민거리로 작용한다. 2005년 9월 기자협회는 ‘JAK 1030 콜로키엄’을 열어 언론사 채용 제도와 문제점, 재교육의 필요성 등 언론사 인재 양성을 위한 고민을 나눴다.
토론회에선 해외 주요 매체나 국내 기업과 비교해 언론사의 인력개발에 대한 투자가 취약해 결국 언론사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해외 유력 매체는 전문 스카우터, 인력 개발팀이 있어 기자를 뽑는 방식을 연구하고, 사내 교육을 시켜 인력을 키워가고 있었다. 토론회에 참여한 김중식 당시 경향신문 노조 사무국장은 “삼성은 입사한 신입사원을 삼성맨으로 키우기 위해 1억~3억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 언론사는 10년 정도 진을 빼먹고 거의 탈진한 상태로 데스크로 올려 보내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공채 위주의 기자 채용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며 토론자들은 기수 공채 비중을 줄이고 채용 방식을 다양화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김택환 당시 중앙일보 미디어 전문기자는 “언론사들이 어떻게 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인가 보았을 때 저는 언론사 인력의 내적 다원주의라고 본다”며 “공채 제도에서 문제되는 것이 이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경민 당시 MBC 논설위원은 “면접에서 어떻게 준비 했느냐고 질문하면 ‘고시 공부 하듯이 했다’고 하는 친구들이 있다. 언론이라는 건 인간과 사회에 대한 관심과 친화력이 필요한데 고시 공부하듯이 절에 들어가서 공부한 것은 일단 잘못된 것”이라며 “언론사가 그런 사람들을 뽑기 때문에 지망자들이 그렇게 준비를 했다고 한다면 그건 언론사가 잘못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 언론사들도 채용 방식에 변화를 꾀했다. 경향신문은 처음으로 학력, 경력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특정 대학 편중을 불러온 것으로 나타나 블라인드 채용 방식에 의문이 나왔다고 한다. 반면 학력, 나이, 성별 등을 안보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 MBC의 경우 여성 채용이 늘어나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토론회에서 기자들은 “결국 언론은 사람장사다”라고 말했다. 최근 언론사들도 블라인드, 채용 전환형 인턴제 등 기자 채용 방식에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언론사 안에서는 개인의 성장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젊은 인력들이 언론사를 떠나거나, 입사 지원자가 예전보다 확 줄었다는 하소연도 곳곳에서 들린다. 2005년 토론회에서 나온 비판과 제언이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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