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사내 성추행 사건, 3년 넘게 해결 기미도 안 보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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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불거진 머니투데이 사내 성추행 사건이 3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22일 성추행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여전히 피해자는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무급휴직 상태로 고통 받고 있어서다. 머니투데이는 가해자의 사표를 수리했다며 복귀에 관한 협의를 하고 싶다고 제안하고 있지만 피해자는 회사가 한 마디 사과도 없이, 그동안의 부당한 조치를 인정하지도 않은 채 복귀를 논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성추행 문제 제기한 이후 가해자와 같은 층 부서로 발령
이번 사건은 3년 5개월 전인 2018년 4월, 당시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 소속 기자였던 A씨가 사내 고충처리위원회(고충위)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거졌다. A씨는 당시 미래연구소 소장인 B씨로부터 입사 이후 지속적으로 성추행,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당사자의 사과 및 진상파악과 함께 부서 이동을 회사에 요구했다.


고충위는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등 일부 내용에 대해선 부서장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다며, B씨의 유감 표명과 전체 부서장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 실시를 회사에 권고했다. 하지만 성추행의 경우 관련자들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회사에 조치를 권고할 수준의 자료나 진술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확인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고충위 권고가 없으니 회사도 성추행과 관련해선 사과 명령을 포함해 B씨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B씨는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A씨에게 유감을 표명하라는 회사 명령에 대해 ‘사과하면 성추행까지 인정하게 된다’는 이유로 이행하지 않았다. 회사는 이에 대해 별도의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고, B씨는 손배 소송에서 1심 패소 판결이 나온 최근까지 직을 유지했다. 반면 A씨는 문제를 제기한 직후 공간만 떨어졌을 뿐 B씨에게 업무지시를 받는 등 가해자와 분리조차 되지 않았다. A씨는 “회사는 고충 신고 이후인 2018년 4월16일부터 5월14일까지 B씨에게 업무지시를 받아 일하도록 저에게 지시했고, 이 기간 외부취재도 금지했다”며 “매일 회사와 B씨에게 메신저로 출퇴근과 점심시간까지 보고하라고 했는데, 고충 신고 전에는 단 한 번도 그런 보고를 한 적이 없었다. (회사는) 연차 사용도 B씨에게 허락받으라고 했고 안 따르면 제 귀책사유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고충위에 신고한 지 한 달여 후, 드디어 다른 부서로 인사 발령이 나며 A씨는 B씨와 분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엔 B씨와 같은 층에 위치한 부서였다. A씨는 발령난 부서로 첫 출근한 날 극심한 공황 증세로 원치 않는 휴직을 했고, 아직까지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A씨가 성희롱 이슈에 우선해 취재비 미지급, 소속 부서장의 술자리 강요, 인격 모독성 발언에 대한 문제 해결을 중요하게 제기했다”며 “당시 고충처리위원회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고 성희롱 문제는 애초에 중요하게 부각되지 않았다. 성희롱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된 이슈였다면 층 분리를 맨 처음부터 고려했을 텐데 우선순위가 아니다보니 해석을 다르게 했고, 결과론적으로 회사가 놓친 부분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고충을 제기할 때부터 고충위에 성추행 문제를 핵심 이슈로 강력하게 주장했고, 이 사실은 고충위도 잘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머니투데이 측은 여기에 대해서도 “A씨가 고충위에 성추행 문제를 강력하게 주장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B씨와 공간 분리가 되지 않은 점과 함께 기자인 A씨를 편집국 기자가 아닌 연구원으로 발령낸 것도 문제가 됐다. 머니투데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A씨가 편집국 외부의 미래연구소 소속이다 보니 편집국 내 취재기자로서 발령 내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가장 유사한 직을 찾아서 전보를 한 것”이라며 “일단 당시 가해자와 같이 근무할 수 없다고 하는 사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가해자와 분리하여 전보하는 것이 A씨의 가장 큰 희망에 부합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혁신전략팀이 편집국 소속이니 기자로 갈 수 있는 기회도 열려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배 소송에서 이겼지만 복귀 협의는 제자리걸음
머니투데이는 A씨가 정식기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2016년 9월 미래연구소 소속의 인턴기자로 입사해 이듬해 4월 정식 기자로 발령났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A씨가 편집국이 아닌 사장 직속의 미래연구소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기자라는 직함도 임의로 붙인 ‘특수신분’이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A씨가 2018년 캡처한 사내 인트라넷 페이지에선 편집국 산하에 미래연구소가 있고, 2018년 머니투데이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낸 자료에도 A씨를 ‘편집국 미래연구소 기자’로 지칭하고 있다.


A씨는 “다른 기자들과 신분이 다르다면서 편집국 소속도 아니고 원래부터 기자도 아니었다고 거짓말하는 머니투데이의 행태에 상당한 모멸감을 느꼈다”며 “저는 원래 편집국 기자인데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편집국 기자로 만들어주겠다, 기자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는 궤변을 하는 것도 너무 모욕적이다. 머니투데이 스스로 가해자와 제가 같이 근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면서,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게 한 최악의 전보를 하고도 제가 퇴사를 하지 않으니 저를 근거 없이 폄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고소를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사측, 부당전보 등 사과도 없었다”… 사측 “부당전보 인정 못 해”

A씨는 2018년 5월 지노위에 부당전보 구제를 신청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진정과 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10월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남녀고용평등법(고평법) 위반으로 진정을 제기했고 2019년 10월엔 B씨를 상대로, 또 올해 4월엔 머니투데이를 상대로 손배 소송을 냈다. 이 중 고평법 위반의 경우엔 가해자를 징계하라는 시정명령이 머니투데이에 내려졌다. 머니투데이 대표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그러나 머니투데이는 징계 시정명령에 불복해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5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다. 머니투데이가 이 과태료 처분에도 이의신청을 하자, 결국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월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약식 결정을 내렸다. 머니투데이는 그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현재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황이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낸 손배 소송 1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판결문에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은 매우 구체적일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일관돼 있다”며 B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B씨는 항소했지만, 회사엔 사의를 밝혔고 머니투데이는 별도의 징계 없이 6월 말 B씨의 사표를 수리했다. 머니투데이는 이후 A씨의 변호사를 통해 복귀를 위한 협의를 제안했다. 다만 A씨는 △B씨에 대한 징계 △부당전보 조치 취소 △고충위의 사과와 해명 등이 전제되지 않으면 협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A씨는 “머니투데이에 바라는 것은 저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취소하고, 고충위가 인트라넷 게시판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도 사과하고 법대로 가해자를 징계하는 등의 상식적인 대처를 하는 것”이라며 “회사는 말로는 저의 복귀를 원한다고 하지만 사실 제가 절대로 복귀를 할 수 없는 환경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머니투데이는 A씨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머니투데이 관계자는 “B씨 징계의 경우 사표 수리가 가장 큰 것이라 생각한다”며 “고충위의 사과도 위원들 개개인은 A씨를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잘못 처리한 것이 없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사과할 수 없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는 A씨가 주장하는 부당전보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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