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도 국감 대상"… 거대 야당과 충돌했던 2002년 언론계

[저널리즘 타임머신] (79) 기자협회보 2002년 9월 4일자

  • 페이스북
  • 트위치

2000년대 초 야당은 방송장악 시도로 평가받는 물의를 일으켜 언론계와 충돌했다. 2002년 9월4일자 기자협회보 사설 격인 우리의주장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에 따르면 당시 거대야당이던 한나라당은 상법상 주식회사인 MBC를 국정감사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감사원법 개정안을 국회 법사위에 제출했다. “국정감사를 받게 할 수도 있다는 사인을 주었는데도 보도가 나아지지 않아서 법안을 제출한 것”이란 야당의원의 말이 담겼다. 기자협회보는 “MBC를 관리감독하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 방송의 공영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굳이 감사원법 개정까지 밀어붙이는 의도는 무엇인가”라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감이라는 압박 카드를 이용해 자기 당의 후보에게 불리한 보도는 사전에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거대야당의 “브레이크 없는”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당시 방송 4사에 병역비리 보도 시 이정연씨 얼굴을 보도하지 말고, 이름 앞에 이회창 후보 아들이란 수식어를 붙이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자당 대선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보도를 사실상 하지 말란 정치권의 ‘신 보도지침’에 언론계 전체가 공분했다. 기자협회보는 우리의 주장에서 “거대 야당으로서 힘의 과시를 제어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그것이 결국 이 당의 대선후보와 국민을 더 멀어지게 하는 자충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0년이 흐른 현재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정국이 시끄럽다. 언론계는 지속 법안에 반대의사를 표해왔다. 언론의 변화는 필요하고 무책임한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합당한 측면이 많다. 하지만 언론을 상대하는 정치경제 권력에 새로운 무기를 쥐어줄 수 있는 이 법안 통과가 진정 언론개혁일지는 미지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팽팽히 맞선다. 과거 방송장악의 당사자인 현 야당은 언론자유를 말하며 반대하고, 당시 언론탄압을 우려하던 현 여당은 가장 평범한 기자들에게 압박 요인이 될 법안 강행에 애쓴다. 여야를 떠나 언론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이야말로 개혁의 본질은 아닌지 의문이다. 이달 말 본회의 상정이 예정된 법안은 어떤 운명을 맞을까.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