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동영상 취재 무산' 징계받은 YTN 기자, 1·2심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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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건희 동영상 취재 무산’과 관련해 취업규칙 위반 등 사유로 YTN으로부터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김태현 선임기자가 1·2심에서 승소했다.

 

지난 23일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이숙연 부장판사)는 김 기자가 YTN을 상대로 낸 징계 무효 확인 소송에서 YTN 쪽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김 기자의 징계대상 행위를 △사장 주재 회의에서 취재 방향을 결정한 행위 △김 기자가 취재 초기에 삼성과 접촉한 행위로 특정하고 “두 행위 모두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앞서 지난해 10월22일 1심 재판부(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이종민 부장판사)는 “징계사유 중 절반 이상이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감봉 6개월의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결했다.

 

‘이건희 동영상 취재 무산 건’은 2015년 8월27일 밤, 제보자 2명이 YTN 보도국으로 찾아오면서 시작됐다. 제보자들은 야근 중인 기자들에게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관련 동영상을 갖고 있다며 일부 장면을 보여준 뒤 동영상을 제공하겠으니 수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YTN은 다음날인 8월28일 오전 사장 주재 회의를 열어 취재 방향을 결정했다. 대가를 지급하고 이건희 동영상을 입수하지는 않기로 하되, 취재기자 대신 사회부장과 경제부장이 취재를 맡기로 했다. 그날 사회부장은 제보자와 통화해 대가 없는 공익제보를 요청했으나 무산되자 제보자에게 삼성에 가보라고 했고, 제보자가 요청하자 제보자에게 삼성 측 연락처를 제공해주기로 했다.

 

경제부장이던 김 기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고위 관계자와 통화했다. 김 기자는 통화에서 이건희 회장 관련 동영상의 존재 여부, 제보자들이 2~3년 전 정말 거액을 갈취했는지 여부, 제보자들이 당시 연락선으로 거론한 삼성 측 관계자 등과 접촉했는지 여부, 제보자들이 이번에 다시 나타난 이유 등을 질문했다.

 

사장 주재 회의에서 현장 취재진을 배제하고 보도를 보류한 사실을 몰랐던 YTN 취재기자들은 8월29일 제보자와 연락해 당일 오후 면담 약속을 잡았으나, 그날 저녁 제보자가 못가게 됐다고 기자들에 연락했고 이후 제보자와 연락은 끊겼다. YTN은 이후 이건희 동영상에 대한 취재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건희 동영상은 2016년 7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YTN 미래발전위원회는 2019년 7월 발표한 백서에서 ‘이건희 동영상 취재 무산’과 관련한 조사결과를 담았다. 미래발전위원회는 “사장이 사회부장은 제보자를, 경제부장은 삼성을 맡아 사실 확인에 나서라고 지시했다”며 “해당 부서장들은 사장 지시에 따라 현장 취재진을 배제한 채 제보자 및 삼성 측과 접촉했으며, 제보자는 취재진과의 연락을 끊었다”고 했다.

 

미래발전위원회 조사결과를 토대로 YTN은 2019년 9월 김 기자에게 취업규칙 위반, 직무수행 윤리 위반 등 사유로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김 기자는 이에 불복해 징계 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기사 일부를 수정했습니다(2021년 7월28일)

 

27일 밤 11시30분쯤 출고된 기사에는 ‘당시 사회부장이 제보자가 요청하자 삼성 측 연락처를 제공했다’고 했으나 연락처 제공 여부는 1·2심 재판에서 입증되지 않아 ‘제보자가 요청하자 제보자에게 삼성 측 연락처를 제공해주기로 했다’로 수정했습니다.

 

또 ‘당시 경제부장이던 김 기자는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고위 관계자와 통화하고 제보 사실을 전달했다’고 했으나 ‘제보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했다’고 김 기자가 알려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고위 관계자와 통화했다’로 수정했습니다. 아울러 이 관계자와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추가로 취재해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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