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없다. 편집권 독립하겠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전부를 사겠다고 제안한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구성원의 반발이 나오자 재차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호반건설 제안에 대한 협상 착수 동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신문 내부에선 호반에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호반건설 “서울신문사 단독으론 프레스센터 재건축 결정 어려워”
호반건설은 지난 14일 우리사주조합에 보낸 공문에서 “서울신문 전 직원들이 구조조정의 걱정 없이 현업에 충실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사가 편집권을 침해하거나 지면에 간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신문 사옥인 한국프레스센터를 재건축하려는 의도라는 우려에 대해선 “프레스센터는 서울신문사 단독으로는 재건축을 결정할 수 없고 재건축 인허가가 매우 어렵다”면서 “만에 하나 구성원들의 총의를 바탕으로 사옥의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진행될 경우가 있더라도 서울신문은 지금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반이 우리사주조합에 두 번째 공문을 보낸 데에는 “호반건설의 제안에 반대한다”는 서울신문 내 잇따른 성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호반건설은 금전적인 보상을 내세워 서울신문을 인수한 뒤 호반건설의 목표를 위해 이용할 것”이라는 서울신문 47기 성명을 시작으로 구성원 80여명이 사내게시판을 통해 호반 인수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시설국 직원 8명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호반건설은) 서울신문사의 독립을 위해 협조하겠다는 공문까지 보내며 상생 협력을 강조하더니 주식매입 부결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회사 주식 인수 공문을 보냈다”며 “한곳을 바라보던 언론사의 지향점을 건설사가 분열을 야기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했다”고 호반건설 제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호반이 두 번째 공문을 보낸 이후에도 시설국, 제작국 직원 단체 성명, 편집국 기자 개인 성명 등이 이어졌다.
우리사주조합의 ‘호반건설 협상 착수 동의 여부’ 투표와 ‘박록삼 사주조합장과 이사들에 대한 해임안’ 투표가 19일부터 동시에 진행중인데, 20일 현재 투표율이 75%를 넘어섰다. 투표는 23일까지 이어진다.
앞서 지난 7일 호반건설은 우리사주조합에 공문을 보내 우리사주조합 보유지분 29%를 300억원에 매입하고, 전 임직원에게 특별위로금 210억원(임직원 420명에게 1인당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의 지분구조는 기획재정부(30.49%), 우리사주조합(29.01%), 호반건설(19.40%), KBS(8.08%)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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