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회 이달의 기자상] 이용구 법무차관 '봐주기 수사' 의혹

김구연 CBS 특별취재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김구연 CBS 기자

“단순 변호사로만 알았고 구체적인 경력은 전혀 몰랐다.” 지난해 12월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 직후 경찰이 내놓은 해명입니다. 사건에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이 아닌 단순 폭행 혐의를 적용한 배경에 이 차관의 지위는 고려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설명입니다. 한마디로 ‘봐주기는 없었다’는 겁니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난 뒤 CBS 취재로 확인된 사실들은 기존 경찰과의 해명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서초경찰서 간부 다수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라는 사실을 미리 인지했고, 이 같은 사실을 당시 상급기관인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계에도 전파했다는 게 취재로 파악한 핵심 내용들이었습니다. 이번 보도로 경찰 수사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수사가 봐주기 식으로 진행됐다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고, 애초 이 전 차관이 유력인사인지 몰랐다는 경찰의 해명도 결과적으로 거짓임이 밝혀지는 매 순간마다 씁쓸함이 컸습니다.


민생현장에서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법을 집행하는 경찰에게 중요한 덕목은 공정일 것입니다. 특히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거치면서 더욱 더 강력한 권력기관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그 책임이 이전보다 막중해졌습니다. 이번 논란이 경찰의 그 ‘책임’을 강화하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합니다.


우리 취재팀 구성원들도 이번 취재 과정을 통해 언론 본연의 역할이 견제와 감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합리적 의심에 근거한 깊은 취재, 정확한 보도로 맡은 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어려운 취재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과 보도국 선후배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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