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10명 중 4명이 농지 소유, ‘가짜 농부’ 판 치는 나라. 이런 기사가 등장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느낍니다. 농지법 위반은 국회 인사청문회의 단골 메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때뿐인 듯합니다. 불법적으로 농지를 가진 공직자들이 자신의 잘못에 책임지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들이 왜 농지를 갖고 있는 지, 어떤 방식으로 소유하게 된 것인지, 이를 통해 어떤 이득을 얻은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농지에 빠진 공복들’을 비롯해 3월부터 두 달 간 농지 투기 관련 기사를 연속 보도하게 된 배경입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농지 투기가 고착화된 구조를 얼마나 심도 있게 파헤쳤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감시의 눈초리를 거둬서는 안 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수상 소식을 듣고 한 손엔 등기부등본, 다른 한 손엔 지도 어플리케이션이 있는 스마트폰을 들고 전국의 농지를 찾아 헤매던 때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지도 어플리케이션으로 보던 모습과 실제 농지는 너무 달랐습니다. 그 땅이 그 땅 같아 보여 낭패감이 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직접 농사를 짓고 계신 ‘진짜 농부’들의 상세한 도움과 설명, 저희의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동행 취재에 선뜻 응해주신 시민단체, 전문가 분들이 아니었다면 훨씬 큰시행착오를 겪었을 겁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아울러 함께 열심히 뛰어준 탐사팀 윤현종, 김영훈 기자에게도 우정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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