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싸맨 지상파 "도쿄올림픽, 안전이냐 품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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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아흐레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언론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많은 제약 속에서 중계와 취재를 진행하고, 이 가운데 취재진 안전도 잘 지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어서다. 파견인력을 줄였지만 상대적으로 큰 규모를 현지에 보내고, 현장중계를 최소화하기로 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중 ‘안전’과 ‘품질’ 사이 우려가 가장 큰 쪽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로 올림픽 당시 90~100여명 규모 방송단을 보낸 지상파 3사는 도쿄올림픽 중계·취재를 위한 인력을 현재 순차적으로 보내는 상태다. KBS는 지난 12일과 17~19일, MBC는 19일, SBS는 16일과 19일 등 출국 일정이다. 파견 규모가 대폭 줄었고, 현장중계 역시 최소화된 분위기다. 65명을 보내는 KBS는 축구, 야구 등 국민적 관심사가 큰 종목만 현장 중계한다. 정재용 KBS 스포츠국장은 “공영방송으로서 공적서비스와 방송단 안전 사이 밸런스를 고민한 끝에 통상 올림픽보다 30% 가량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면서 “승리에 대한 집착을 넘어선 노력, 인간적인 스토리가 중요한데 조직위에선 사전 신고장소에서 조금만 벗어나 촬영을 해도 추방이란 입장이다. 27년 기자생활 중 이런 올림픽은 처음”이라고 했다.

KBS 스포츠국장 “27년 기자생활중 이런 올림픽 맞이하는 건 처음”

취재인력 20명 등 60여명을 보내는 MBC는 야구, 육상, 유도, 수영 등 종목을 현지에서 중계한다. SBS는 현장중계를 아예 하지 않아 26명을 파견한다. 김상우 SBS스포츠기획부장은 “서울에서 모니터를 보며 현장감 있게 잘 할 수 있는지가 고민거리”라며 “파견인력 대부분인 취재 쪽은 평소보다 아주 많이 줄진 않았다. 경기 취재는 불편해도 가능한데 ‘뒷이야기’ 취재가 어려울 것 같다. 지금으로선 예상이 어렵고 현지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다.

경기 ‘뒷이야기’ 취재도 쉽지 않을듯

민병호 MBC 스포츠취재부장은 “취재진 안전도 걱정이지만 욕심을 내다가 방역이나 경기력 측면에서 선수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 달을 앞두고 쿠팡과 (중계권) 계약이 어그러져 포털 등 타 사업자와 협상도 수비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공중파가 감수할 부분이지만 방송사들 적자폭은 더 커질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쿠팡의 OTT 플랫폼인 쿠팡플레이는 지상파 3사와 도쿄올림픽 단독 온라인 중계권 구매 협상을 진행하다 철회한 바 있다.


당장 취재를 진행해야하는 기자들 역시 막막함을 토로한다.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다음 출국’ 등 조건을 충족할 경우 기존 ‘귀국 후 취재진에 대한 2주간 자가격리’를 면제키로 정부방침이 바뀌며 그나마 한숨을 덜었지만 당장 올림픽 개막이 코앞이다. 박주린 MBC 스포츠국 기자는 “올림픽 같은 대회에선 발품을 팔면서 보도할 때 가장 충실하고 또 취재하는 입장에서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데 2주간 숙소와 경기장만 왔다갔다 할 듯하다”면서 “이런 대회엔 사전 준비도 많이 하는데 너무 ‘깜깜이 대회’라 막막하다. 현장 상황에 맞춰 닥치는 대로 임기응변 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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