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장마 다가오면 유달리 바빠지는 'OOOO기자'

기상전문기자들의 여름 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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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지난 12일 오후 대구 중구 남산동 인근 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시스

 

7월 늦장마가 드는가 싶더니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 사이에 장마전선은 남부지방에 집중호우를 퍼부으며 인명·재산·농경지 등에 큰 피해를 입혔다. 침수 피해를 수습할 새도 없이 시작된 폭염, 그리고 특정 지역에 그야말로 ‘물폭탄’처럼 쏟아붓는 집중호우는 올여름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여름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서요.” 장마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바빠진 김재훈 연합뉴스TV 기상전문기자는 장마가 주춤한 중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장마 다음은 폭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장마가 끝나면 2018년의 살인적이었던 폭염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이미 12일 기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폭염 다음엔 태풍이 있다. “최근엔 태풍이 10월까지 오기도 해서요. 사실상 10월까지 비상상황인 셈이죠.”


여름이 시작되면 기상전문기자들은 분주해진다. 재난방송주관사인 KBS는 더 그렇다. KBS는 여름이 오기 전에 이미 기상특보 상황 등을 위한 훈련과 준비를 마쳤다. 기상청 예보 등을 토대로 자동화된 모니터 시스템을 갖춰 시간당 강수량이 50mm를 넘으면 알람이 울리고 담당 기자들에게 메시지가 전송돼 신속하게 특보에 돌입하는 수준까지 가능해졌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뒤부터는 연일 계속된 특보 출연에 기자들은 숨돌릴 틈 없는 시간을 보냈다.


올해부턴 디지털로도 실시간 재난방송을 하면서 KBS 재난미디어센터는 더 바빠졌다. 하루 한두 차례 시험방송처럼 선보이던 ‘D-Live’ 생방송을 재난특보에 활용해 유튜브 등을 통한 ‘쌍방향 재난방송’으로 발전시켰다. 두 명의 기자가 노트북을 앞에 둔 채 기상정보와 전국의 CCTV 상황 등을 공유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필요시엔 현장 취재기자와 연결하거나 전문가 등과 화상통화를 하기도 한다. 이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비수기 때 더 바쁘게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상 상황은 예측 불가다. 김용준 재난미디어센터 기자는 지난 7일 기상특보를 준비하라는 연락을 받은 지 10분 만에 스튜디오에 앉아야 했다. 그리고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3시간 동안 생방송을 했다. 김 기자는 “두세 시간 동안 채팅창과 실시간 변화 상황을 확인하면서 끊임없이 말하고 보여주고 진행까지 해야 해서 에너지 소모가 크다”면서도 “이번 장마같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특보에) 들어갈 수 있게 준비가 돼야 한다. 재난방송주관사로서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기상전문기자들에게 여름휴가는 없는 단어나 마찬가지다. 짧게 하루 이틀쯤은 다녀오기도 하지만, 길게 휴가 계획을 세우는 건 꿈도 못 꾼다. 일종의 사명감으로 일하는 그들도 요즘 부쩍 잦아진 기상이변은 대처하기가 어렵다. 기상전문기자 경력 11년차인 이정훈 KBS 기자는 “예측되지 않는 재난이 가장 힘든데, 가장 큰 게 집중호우”라며 “특히 장마철엔 야간에 호우가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 사람이 24시간 지켜볼 수 없기 때문에 시스템적인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는 대학에서 기상학을 전공하고 석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상식을 넘는 수준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학교에서 배운 거로도 설명이 안 돼”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김 기자는 “해마다 만만치 않았다. 기상이변의 연속”이라며 “기후위기란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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