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도마, 의자, 책장, 장식장, 테이블, 우드슬랩 식탁 등 많은 목공품을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애착이 가는 목공품은 책상이다. 워낙 공이 많이 들었고 선물로 받은 딸이 그렇게 기뻐하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며 사용하고 있다.
최훈 강원도민일보 양양주재기자는 요즘도 시간이 나면 송이밸리자연휴양림으로 향한다. 거기 딸린 목재문화체험장에서 목공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그가 목공 일을 취미로 시작한 것은 5~6년 전. 2009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임도(林道)’ 관련 기획취재를 하면서 산림의 중요성에 눈 떴고, 그때의 관심이 목재문화체험장에서 운영하는 목공학교 프로그램 참여로 이어졌다. 목공에 첫발을 들인 계기였다.
그가 생각하기에 목공의 장점은 결과물이다. 젊은 시절 경험한 낚시 등 다른 취미와 달리 목공은 한층 생산적이다.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스케치업과 같은 3D 프로그램으로 설계해 나무를 재단하고 다듬어 완성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기쁨이다. 목공 일을 배우려면 손재주가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는 고개를 저었다.
“창의적인 면이 있어야 하지만 목공은 손재주로 하기보다는 정확한 치수에 의한 작업이에요. 0.1 밀리미터도 틀리면 힘들죠. 원래부터 손재주가 없어 지금도 목공을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자기 만족’ 정도로 평가하고 싶어요.”
톱, 끌, 대패 등 주로 수공구에 의존했던 목공 일은 경험이 쌓이면서 드릴이나 샌딩기 등 간단한 전동공구에서 트리머, 원형톱, 직소기, 각도절단기 구입 등으로 이어졌다. 집에 공방으로 쓸만한 공간이 없어 테이블쏘나 밴드쏘 등 큰 기계는 목재문화체험장 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목공을 배워보고 싶지만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구했다. 그는 “드릴 정도의 간단한 공구만 있다면 이케아 같은 곳에서 반조립 제품을 구매해 가구를 완성해 보는 정도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부재를 써서 가구를 만들었던 그는 앞으로 버려지는 자재를 활용해 목공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옛날 한옥집을 헐면서 나오는 자재라든지, 수해 때 바닷가로 떠밀려오는 목재 등을 활용하는 단계로 올라섰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1992년 강원도민일보 공채 1기로 입사한 그는 초년기자 시절엔 본사에서 정치부와 경제부, 편집부 등에서 근무했다. 우연한 기회에 주재기자로 발령을 받아 2008년부터 양양, 고성, 속초, 강릉 등 동해안 쪽에서 주로 근무하고 있다.
그에게 목공 일은 바쁘고 힘든 취재활동을 견디게 하는 활력소다. 꼭 목공이 아니더라도 남는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 있다면 기자생활에 큰 활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가장 행복한 삶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껏 해왔던 일들 가운데 흥미로운 일도 많았지만 그 중에서 목공을 할 때가 가장 즐겁고 보람을 느낍니다. 꼭 목공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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