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가 다음달 4일까지 ‘지역매체 특별 심사’ 신청을 받는다. 처음 시행하는 1회성 특별 심사인 만큼 언론계의 관심이 뜨겁다. 심사에 지원하는 지역언론사들은 신청서류 중 하나인 매체소개서 작성에 공을 들이는 한편 콘텐츠·홈페이지 점검, 자체기사 비율 충족 등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이번 특별 심사로 지역언론사 최소 9곳이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콘텐츠제휴사(CP)로 입점한다. 지난 2015년 제평위 출범 이후 지역언론사가 자력으로 입점 심사를 통과해 CP가 된 사례는 없다. 현재 네이버 CP인 강원일보와 매일신문, 부산일보는 심사를 거치지 않고 과거 PC에서의 CP지위를 모바일에서도 인정받은 경우다.
지역신문 ‘자체기사 30% 이상’ 맞추려 보도자료 인용 줄여
지난달 제평위는 지역언론 입점 전형을 마련하면서 지역을 9개 권역(인천·경기, 강원, 세종·충북, 대전·충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전북, 광주·전남, 제주)으로 구분했다. 권역별로 심사를 벌여 최고 점수를 받은 언론사 1곳에 CP 자격을 부여한다. 제평위 관계자는 “7월4일 서류 접수 마감 후 전체기사와 자체기사 목록을 제출해야 하는 기간을 개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사를 앞두고 지역일간지들이 가장 신경 쓰는 평가항목은 자체기사 비율이다. 제평위 심사 규정상 전체기사 수 가운데 30% 이상이 자체기사여야 한다. 자체기사는 언론사가 직접 기획·취재해 생산한 기사를 뜻하는데, 지역일간지들은 관행적으로 지방자치단체 보도자료 등을 그대로 인용한 기사를 지면에 실어왔다. 신문사들은 심사에 대비해 이런 기사를 줄이고 자체기사 생산을 늘리고 있다.
A지역일간지 디지털부문 국장은 “저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체기사 비율을 맞추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자체기사를 늘리려고 노력해왔다”며 “그런데 사실상 심사위원 재량으로 자체기사 여부를 판단하다보니 나름대로 취재했더라도 자체기사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B지역일간지 디지털부서 기자는 “이번 특별 심사를 두 번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자체기사는 한 건 한 건이 중요해서 일반 기사부터 기고까지 확실히 인정받도록 점검하고 있다”면서 “여러 평가기준에서 자체기사는 민감한 사안인데 신문사와 방송사의 업무 방식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같은 권역으로 묶어 하나만 뽑겠다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자체기사 비중 높은 지역방송, 정성평가 80% 우려 제기
상대적으로 지역방송사에선 자체기사 비율이 주요한 지표는 아니다. 방송사는 보도자료를 기사화해도 영상을 붙여 재가공하기 때문에 신문사에 비해 자체기사 생산 비중이 높다. C지역민영방송사에서 특별 심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장은 “전체기사에서 거의 99%가 독자적으로 생산한 자체기사이고 모두 지역이슈를 다룬 기사”라며 “다만 주관적인 정성평가가 80%나 되고 이미 입점한 곳은 활자와 이미지 위주로 기사를 쓰는 신문사가 많아 영상기반으로 일해 온 지역방송사엔 이번 심사가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체 특성별 유불리를 떠나 이번 심사를 대하는 담당자들은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제평위가 지역 특별 심사를 ‘1회성’으로 못 박은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함에 더해 심사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심, 권역별 1사 입점 이후의 부정적 여파 등에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D지역일간지 디지털부 기자는 “지역마다 회사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이미 CP가 있는 지역(모두 신문사 입점)을 평가할 땐 매체별 균형을 맞춘다는 이유로 방송사에 점수를 잘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지역언론 이해도가 낮은 심사위원들이 있고 정성평가 비중(80%)이 워낙 높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잘해도 떨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E지역일간지 디지털부서장은 “제평위는 심사 결과에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저희가 탈락하거나 선정돼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할 것”이라며 “저널리즘에 반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면서도 버젓이 포털 뉴스제휴의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매체가 많은데 이번 심사 때 지원사들이 매체소개서에 써내야 하는 저널리즘 품질이나 윤리적 실천 의지는 어떻게 증명하고 평가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